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금융·자본시장·산업현장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파고 들었죠.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 등장했던 AI가 현실화 된 느낌입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사이보그, 로봇전사까지는 아직 먼 얘기 같지만 지금의 변화속도라면 머지 않았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속 AI와 현실에서 구현된 AI를 살펴보면서 미래의 모습을 짚어봤습니다. [편집자]
▲ 영화 패신저스의 행성이주 우주선 아발론호 [자료=패신저스 넷플릭스 화면] |
바로 옆자리 앉은 사람과도 메신저로 대화하려는 요즘. 미래 세상은 사람과 사람간 교류가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인간은 스스로를 고독이란 틀 속에 가둬두려 할지 모른다.
게다가 내 주변의 인공지능(AI)이 모든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세상이라면 어떨까. 식사도 AI·로봇이 만들어주고 말 벗도 해주고 의료 도움까지 준다면 어떨까. 남 신경 쓸 필요없고 AI에 의해 기본적인 의·식·주가 모두 해결되는 세상이라면 말이다.
영화 패신저스(Passengers)는 태양계 밖 행성으로까지 이주할 수 있는 기술시대 이지만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이 있음을 묘사한다. 더불어 기술의 한계점도 부각시켜준다.
◇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
영화속 주인공 짐 프레스턴의 원래 직업은 엔지니어다. 하지만 그는 지구에서 삶의 회의를 느낀다. 무언가 고장나면 고치지 않고 새것으로 교체만 하려는 분위기가 싫었던 그는 행성 이주를 결심한다. 태양계 밖에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발견한 한 회사가 행성 이주민을 모아 장작 120년이 걸리는 우주비행상품을 판매한다.
이 우주비행상품을 산 고객은 주인공 짐 프레스턴 이외에도 4999명이 더 있다. 이들은 냉동인간 상태로 우주비행을 해 이주한다는 계획이다.
▲ 아발론호에 설치된 동면기 [자료=패신저스 넷플릭스 화면] |
초호화 크루즈선을 연상캐 하는 우주비행선 아발론호는 승객뿐 아니라 승무원 258명도 냉동인간 상태로 비행할 수 있게끔 AI 시스템이 완벽하게 설계됐다. 자동항법시스템, 원자력엔진, 어떤 우주파견에도 견디는 방어시스템과 선체복원 프로그램, 행성도착 수 개월전 냉동인간을 자동으로 깨우고 우주선에서 적응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활시스템 등 모든게 완벽하게 설계됐다.
하지만 이 또한 인간이 설계한 프로그램인지라 한계점이 노출된다.
새로운 이주 행성 도착 90년전 알수 없는 이유로 승객중 한 명이 냉동상태에서 깨어난다. 그가 바로 짐 프레스턴이다.
치명적인 시스템 오류다. 그는 홀로 90년 동안 우주비행선 생활해야 했고, 아마도 죽기전 새로운 행성을 못 볼 확률이 높다.
영화속 설정이긴 하지만 시스템 오류가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셈이다.
◇ 초호화 우주선에…하지만 나 혼자라면
▲ 아발론호내 로봇 바텐더(오른쪽)와 주인공 짐 프레스턴 [자료=패신저스 넷플릭스 화면] |
아발론호에는 없는게 없다. 개인침실, 운동시설, 수영장, 영화관, 식당, 자동치료시설, 로봇 바텐더, 지구에서 가져온 식물까지 이주행성에 필요한 기초물품은 다 있다. 모든 시스템은 AI에 의해 자동으로 작동된다.
겉으로 보기엔 부족할게 전혀 없다.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 바텐더는 주인공과 대화도 곧잘 한다.
하지만 우주선에서 1년여를 홀로 지낸 주인공은 극도의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까지 시도한다.
그러던 중 평소 이상형으로 여겼던 여자의 냉동보관소를 보게 된다. 인위적으로 이 여자의 냉동상태를 해제시키면 본인은 외로움을 달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녀 또한 남은 89년을 우주선에서만 살아야 하는지라 일종의 살인행위나 마찬가지다.
▲ 아발론호 연결장치를 통해 우주유영을 즐기는 주인공들 [자료=패신저스 넷플릭스 화면] |
당신이라면 어떤 행동을 할까.
영화속 주인공은 본능적으로 그녀의 냉동상태를 해제시킨다. 그리곤 인위적 냉동해제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살인행위와 마찬가지 행동을 하게 만든 원인은 바로 외로움이다.
인간은 결국 인간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영화는 AI와 로봇이 채워줄 수 있는 한계선을 분명히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