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 초대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을 맡은 하정우가 '천만 배우'의 인지도를 앞섰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 검색창에 '하정우'를 입력하면 최근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된 하정우 전 네이버 퓨처AI센터장이 최상단에 나온다. 네이버에 따르면 동명이인의 경우 사용자 검색과 클릭수가 앞서는 인물정보를 더 앞에 노출한다. 카카오도 사용자 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표시한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하정우'를 검색하면 영화 '추격자'로 유명한 동명의 영화배우가 맨 위에 노출됐는데 하 수석이 그 자리를 꿰찼다.
새 정부 들어 급부상한 AI산업 육성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걸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AI 분야 100조원 투자공약을 내건 만큼 국가 AI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AI수석이 주목을 받았다. AI에 대한 관심은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에도 영향을 줬다.
하정우 수석 임명에…네이버, 신고가 경신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일대비 3.49%(8500원) 오른 25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 주가는 장중 25만90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네이버는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20만5000원을 기록하며 20만원을 겨우 턱걸이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하정우 센터장을 대통령실 산하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하면서 네이버가 새 정부의 AI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하 수석은 네이버의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개발·운영을 총괄한 인물로 '소버린(주권) AI'를 앞장서 주장해왔다. 각국의 언어와 역사, 문화, 가치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AI로 AI 주권을 지켜야만 한다는 주장이다. 소버린 AI는 새 정부의 핵심 AI 전략이기도 하다.
하 수석 임명 이튿날인 지난 16일 네이버 주가는 종가 기준 20만9500원으로 전일대비 4.49%(9000원) 뛰었다. 지난 17일 20만6500원으로 소폭 내렸다가, 18일에는 17.92%(3만7000원) 오른 24만3500원으로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도 하 수석의 임명을 두고 네이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JP모건은 지난 17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정부의 AI 100조원 투자 계획의 핵심 실행 인물로 하 수석이 임명되면서 네이버의 정책 수혜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정책 핵심은 AI 그래픽처리장치(GPU)·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조기에 확보하는 것인데, 네이버는 뉴로클라우드라는 정부·공공기관 AI 인프라 협력 사례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 수석의 임명으로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AI 적용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도 커졌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AI를 적용한 검색서비스 강화는 글로벌 경쟁에 발맞춘 전략으로 풀이된다"면서 "향후 신규광고 매출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는 네이버 목표주가를 24만원에서 2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AI 육성·스테이블코인에 카카오도 급등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힘입어 주가가 오른 기업은 네이버뿐만이 아니다.
19일 카카오 주가는 6만400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9.42%(5200원) 상승했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13일 5만1500원이었는데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17.5%(9000원) 뛰었다.
카카오는 네이버와 더불어 정부의 AI산업 육성으로 수혜를 입으리라는 기대를 모았다. 카카오 또한 자사 LLM '카나나'를 출시하고, AI 기업으로 체질개선에 나선 기업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함께 서비스를 개발 중이기도 하다.
새 정부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정책 추진도 카카오 주가를 끌어올렸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허용되면 결제대행(PG)업체들의 반사이익 예상되는 만큼, 카카오페이를 자회사로 둔 카카오가 수혜를 입으리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