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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차이나워치]⑩완숙미 갖춘 창업도시

  • 2018.02.14(수) 15:31

2년여전부터 창업광풍 잦아들지만 기회존재
정부·창업가·엑셀러레이터·기반 생태계 이뤄

[선전=이세정 기자] 지난 6일 방문한 중국 선전 스타트업 밀집지역인 남산 소프트웨어 단지. 아침 출근길 직장인들로 북적거렸다. 서울의 출근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전동휠이나 킥보드를 타고 사무실로 들어서는 모습에서 이곳이 중국 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임을 일차적으로 느꼈다.

 

단지 곳곳에는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카페도 눈에 띄었다. 3W커피, 이노밸리 등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카페들은 오히려 스타벅스 보다 찾아보기 쉬웠다.

 

특히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징동 산하의 창업카페인 JD 플러스 밀크티는 카페내 각종 스타트업 상품까지 팔고 있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으로 작동시키는 커피포트, 신체정보를 측정해 앱에서 보여주는 체온계와 운동기구가 매장 한가운데 비치돼 있었다.

 

조금 더 길을 걷다 보니 한 오피스빌딩 1층에 자리잡은 엑셀러레이터가 눈에 들어왔다. 스타긱, 5i HUB, TCL 엑셀러레이터는 아침 일찍 문을 열고 창업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전은 중국의 대표적 창업 도시다. 인터넷기업 텐센트, 통신서비스사 화웨이 등 중국 굴지의 기업들이 이곳에 본사를 두고 성공 신화를 썼다. 한국의 용산전자상가 처럼 과거엔 제조·조립단지를 형성하고 있었던 점이 잇점으로 작용, 창업가들이 몰렸다.

 

선전시 정부도 정책적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창업 열기에 불을 지폈다. 고도 성장을 마친 후 신성장동력으로 창업을 통한 혁신을 꼽으면서 적극 밀어준 것. IT, 콘텐츠, 바이오 분야 기업에겐 보조금·임대료 지급, 세금 감면 등 전방위적 지원을 해준다.

 

물론 창업의 밝은 면만 있지는 않다. 스타트업 도산으로 공실인 사무실도 적지 않게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제2의 텐센트, 화웨이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은 굳건했다. 특히 선전에서 만난 창업가들은 세분화된 시장을 공략해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 중국 선전에 위치한 엑셀러레이터 위스타트에서 창업가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세정기자]

 

◇ 창업열풍 정리단계지만 기회남아 

 

남산 중심부엔 텐센트 엑셀러레이터인 위스타트가 있다. 텐센트의 심사를 거쳐 입주한 스타트업은 사무실 좌석 1개당 월 1500위안(약 25만6600원)의 임대료를 내면서 이용한다. 사무공간과 비즈니스 기회를 얻은 입주 창업가들은 자신감에 찬 모습이었다.

 

온라인 방송사인 광합성 스튜디오의 류차오 시장운영총괄은 중국 대형 포털 바이두 출신이다. 선망 받는 직장에 다녔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 작년 3월 사표를 냈다. 류 총괄은 "광합성 스튜디오는 오락 중심인 기존 온라인 방송사와 달리 교육에 중점을 둬 차별화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의 창업 열풍은 2~3년 전부터 잦아들고 있다"면서 "공유차, 공유배터리 등 급격히 붐을 일으킨 많은 기업들이 정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온라인 방송 분야는 여전히 개척할 만한 분야가 많이 남아 있어 도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마케팅 소프트웨어 회사인 선전 바오핑 네트워크의 황홍우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장잉휘 프로덕트 매니저는 게임회사에 다니다가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전 직장의 업무 처리 속도 등에 답답함을 느끼던 중 직접 회사를 차렸다는 설명이다.

 

황 매니저는 "중국의 창업은 붐을 지나 정상궤도에 진입했으나, 아직 충분한 상승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스타트를 통해 최고경영자(CEO) 저녁모임, 데모데이 등 비즈니스 기회를 얻고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사업이 잘 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선 한국인 창업자도 만날 수 있었다. 한국생산성본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작년 12월 영화, VR, 홀로그램, 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 등 5개 콘텐츠 분야 기업을 이끌고 선전에 왔다. 이들 회사는 작년에 한중 관계가 호조를 띄면서 입주에 성공했다.

 

신동민 한국생산성본부 ICT융복합컨설팅센터 연구원은 "중국은 6~12개월 안에 시장에서 성패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무조건 성공할 작정을 하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온 VR 기업은 게임이 아닌 비즈니스 미팅용 VR기기로 차별화했으며, 홀로그램 사업 기업도 대형 공연용 고급기술을 갖추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설명이다.

 

▲ 중국 선전 메이크블록 본사 로비에 진열된 변검로봇 [사진=이세정기자]

 

◇ 창업 5년 매출 350억원…엑셀러레이터도 한 몫

 

선전의 창업 성공 신화 중 한 곳이 조립형 로봇회사 메이크블록이다. 2013년 설립된 메이크블록은 센서, 와이파이 등을 장착한 블록을 조립한 후 앱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로봇을 만든다.

 

지난 7일 오전에 찾은 메이크블록 본사 로비엔 각양각색의 로봇이 진열돼 있었다. 그중 버튼을 누르면 가면을 바꾸는 변검로봇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메이크블록이 주최한 로봇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메이크블록 제품으로 만든 각종 로봇을 선보이는 이 대회는 매년 약 1000여개 팀이 참가할 정도로 인기다. 그만큼 메이크블록 매니아가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근 선보인 장남감 자동차 로봇 코디로키는 지난 1월 예약판매금액만 150만위안(약 2억5000만원)에 달했다. 이 로봇은 인공지능을 탑재해 사람의 얼굴과 감정을 식별하는데다 가격도 499위안(약 8만5000원)으로 합리적이라 입 소문을 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메이크블록 매출액은 2억300만위안(약 347억원)으로 전년비 두 배가 올랐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창업 당시만해도 블루오션이었던 조립형 로봇시장을 선점하면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는 평가다.

 

메이크블록의 루나 PR디렉터는 "중국 내 삶의 질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분위기를 읽어 DIY(Do it yourself) 로봇을 만들었다"며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통합교육) 교육을 위한 조립형 로봇 수요가 높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선전 소재 엑셀러레이터 핵스의 지원도 메이크블록의 성공 요인이다. 핵스의 해외 진출 프로그램을 수료하면서 미국 진출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는 게 루 디렉터의 설명이다. 현재 메이크블록은 매출액의 70%를 글로벌 시장에서 얻고 있다.

 

메이크블록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루 디렉터는 "STEM 교육용 로봇 분야 1위가 레고이며 2위는 메이크블록"이라며 "미국 로봇기업인 원더워크숍과 리틀빗 등도 주목받고 있으나 메이크블록의 제품 종류가 훨씬 다양해 더 경쟁력 있다"고 강조했다.

 

■ "사드 핑계는 그만 둡시다!" - 2018 차이나워치

 


새해에도 중국을 생각하면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 중국과 오해 없는 안정적 협력관계를 제도화해 부정적 변수를 최소화하는 한편,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신성장 동력을 키우는 게 우리에겐 숙제입니다.


4차산업혁명, 금융·자본시장, 고급 소비시장 개척, 친환경에너지, 일대일로(一帶一路), 제3국 진출 등 한국과 중국 사이에 불필요한 장애물을 걷어내고 서로의 이익을 톱니처럼 맞물리게 해야할 지점은 수두룩합니다.
 
비즈니스워치는 오는 2월27일(화) 오후 2시반,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6층 누리볼룸)서 '2018 차이나워치 포럼'을 개최합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해 다섯번째 자립니다. 내로라할 중국 고수들의 '공개 토크쇼'라고 보시면 됩니다.


논의의 핵심은 한국 기업과 기업인들의 대(對)중국 전략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느냐입니다. 이왕휘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시진핑 2기, 대중국 경제전략 어떻게 짜야하나'를 거시적 안목으로 짚어보고, 박한진 KOTRA(코트라) 타이베이 무역관장이 '중국 비즈니스 환경 변화와 한국 기업·금융기관 대응방안'을 들여다봅니다.


10여년 간 난관을 뚫고 대륙에 자리잡은 연 매출 2000억원의 전자상거래 기업 에이컴메이트의 강철용 대표, 여의도 금융투자시장에서 중국 경제 변화를 가장 정확하게 짚기기로 이름난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차이나데스크팀장도 함께 합니다.


올해도 고수들의 압축적인 발표와 격하고도 알찬 '토크 배틀'이 기대됩니다. 매년 기업과 금융사 기획·전략·투자 담당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일반 투자자, 대학생 등이 자리를 가득 메워 주셨습니다.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 (www.bizwatch.co.kr)에서 사전 등록하시면 참석할 수 있습니다.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 일시 : 2018년 2월27일(화) 오후 2시30분∼5시
▲ 장소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97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
▲ 신청 :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
www.bizwatch.co.kr) 우측상단 배너 '클릭'
▲ 문의 : 비즈니스워치 차이나워치 포럼 사무국 (02-783-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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