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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팝체인 일본 행사서 엿본 '블록체인 열기'

  • 2018.06.14(목) 09:30

행사 참석자들 사업협력·거래소상장에 관심
日콘텐츠 전문기업 가이낙스와도 협의 진행

▲ 12일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팝체인 재단이 테크니컷 밋업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팝체인]

 

[도쿄=김동훈 기자] 지난 12일 오후 6시 일본 도쿄 데이코쿠(제국)호텔. 1890년 문을 열어 100년이 훌쩍 넘은 호텔인데, 최신 정보를 접하려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가상화폐 '팝체인'을 선보인 팝체인 재단이 '블록체인과 콘텐츠'를 주제로 개최한 밋업(오프라인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325평 남짓한 회의장 곳곳에 자리를 잡은 뒤 한국 팝체인 재단의 사업 소개를 듣고 질문하는 참석자 대부분은 일본인이었지만 중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온 관계자들도 자국 언어로 말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보였다. 팝체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기존 콘텐츠 유통 시장의 독과점 등 문제 해결을 목표로 출범한 프로젝트다.

 

이날 팝체인 재단은 사업의 구체적 내용을 상세히 소개하는 한편 참석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는듯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지'(Bit-Z)에 조만간 상장한다는 소식을 소개했다. 또 국내 거래소 빗썸 상장도 재추진한다는 계획을 최초로 발표했다.

팝체인이 빗썸 상장을 최초로 추진할 당시에 미흡한 측면이 지적된 바 있어 재추진 소식은 국내에서 큰 관심을 보일 사안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열린 이번 밋업 참석자들은 논란보다는 사업의 구체적 내용에 귀를 기울이면서 한국 사업자의 일본 시장 진출에도 진지한 관심을 보였다. 일본은 작년 가상화폐 거래소가 20여개 운영되고 가상화폐 콘셉트의 걸그룹이 나타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사카에서 왔다는 일본인 참석자는 팝체인이 일본 기업과 어떤 사업을 벌일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팝체인 신사업 담당 임진환 이사는 "일본은 콘텐츠 강국이라는 점에서 사업 협력을 위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곧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밋업 다음날 팝체인 재단은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으로 유명한 일본 콘텐츠 전문 기업 '가이낙스'(GAINAX) 관계자들을 비공개로 만나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이낙스의 다카하시 노부유키 대표는 전날 팝체인이 개최한 밋업에 참석해 축사를 맡기도 했다.


팝체인 관계자는 "가이낙스 관계자들을 다시 만나 블록체인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는 데 뜻을 함께 했다"며 설명했다.

다른 일본인 참석자는 자국 가상화폐 거래소에 팝체인을 상장할 계획이 있는지 관심을 보였다. 팝체인은 일단 중화권과 한국의 거래소에 우선적으로 상장한다는 방침인데, 일본 거래소에 상장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팝체인은 이날 참석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한·중·일 사업자들이 협력하는 모델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손상원 팝체인 대표는 "한국, 중국, 일본은 이웃 나라지만 모두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가 드물다"며 "그런데 콘텐츠 영역은 협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기술력과 잠재력, 일본의 콘텐츠를 뭉치는 가교 역할을 팝체인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만난 현지 인사를 통해 일본 사업자들이 가상화폐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도 일부 엿볼 수 있었다.

 

의료 분야 가상화폐 '남코인'의 나카노 테페이 대표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인정받아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 지원금을 한화로 1억원가량 받았으나, 혁신적인 사업을 빠르게 성장시키기엔 부족한 자금이었다. 벤처캐피털(VC)이 초기 사업자에 투자하는 금액도 2억~3억원 수준으로 너무 적다"며 "가상화폐를 발행하면 이런 어려움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가격 변동성만 보고 가상화폐 투자에 나서는 등 투기가 벌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덕분에 사업자가 내용이 좋은 사업을 키울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모인 자금으로 사업을 더욱 탄탄하게 하면 가상화폐 가치도 안정적으로 바뀌면서 결과적으로 투자자는 물론 서비스 이용자에게도 도움을 주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로 인해 돈이 생기므로 투자자와 사업자들이 시장에 모이고 이를 토대로 모두에게 기회가 생긴다지만 시장의 뜨거움이 지속 가능하려면 실제 사업의 내용과 실행력이 관건이라는 얘기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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