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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 화면' 재발견, 돈몰리는 동영상 스타트업

  • 2018.07.27(금) 17:05

세로화면 맞춤·70초 안팎 영상 눈길
영상 중심 시장 재편에 대기업 관심

▲ 동영상 스타트업 메이크어스의 핵심 콘텐츠인 세로라이브에 가수 수지가 등장한 모습. [출처: 세로라이브 영상 캡쳐]

 

스마트폰 상에서 동영상 포털 '네이버TV'의 콘텐츠를 하나 재생하니 긴 세로 화면에 가수 수지가 등장한다. 전체 화면으로 전환하자 디스플레이 크기에 꽉 들어차게 화면이 확대된다. 수지가 정면을 바라보며 노래를 시작하는데 일반 동영상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마치 연예인과 영상통화를 주고받는 기분이 든다.

  

요즘 잘 나가는 동영상 스타트업 메이크어스가 선보인 세로라이브란 서비스 얘기다. 세로라이브란 이름처럼 모바일에 최적화한 콘텐츠가 눈길을 끈다. 세로라이브는 요즘 젊은층의 이용자들 사이에서 핫(Hot)하다.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도 이 서비스에 군침을 삼키고 있다. 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로 인기를 모으고 있어서다.

 

메이크어스는 이미 올 상반기에 네이버와 SK텔레콤으로부터 각각 30억원,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네이버는 투자를 계기로 이 회사와 콘텐츠 공동제작은 물론 자체 동영상 플랫폼인 네이버TV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 동영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취지다. SK텔레콤은 올 하반기 신규 음원 플랫폼 오픈을 앞두고 메이크어스와 함께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동영상 제작에 나서고 있다.

 

메이크어스는 단순히 세로화면을 넘어 '나만을 위해 불러주는 라이브'라는 독특한 컨셉의 콘텐츠를 만든다. 마치 가수와 영상통화를 하듯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웹드라마보다 훨씬 짧은 분량의 동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곳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칠십이초와 긱블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 업체는 네이버로부터 각각 20억원, 5억원씩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칠십이초는 기존 동영상보다 훨씬 짧은 시간의 웹드라마를 콘텐츠로 내세우는 곳이다. 보통 웹드라마는 한 편당 10분 분량인데 칠십이초는 이름 그대로 72초 정도에서 끝난다. 웹드라마 한 시즌을 몰아보기 해도 30분이 채 안 걸리도록 해 모바일에 최적화했다.

 

공대생들이 동영상을 제작하는 긱블은 주로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는 영화, 게임상 무기를 실제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영화 '킹스맨'의 우산 총, 슈팅게임 '오버워치'의 솜브라 장갑 등을 직접 제조한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포털과 통신사가 동영상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건 영상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부업체와 손 잡고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자사 플랫폼 이용을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6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모바일 이용시간은 늘고 있지만 포털과 SNS 이용은 정체되고 동영상 소비가 급증하는 추세"라며 "서비스 경쟁력 유지를 위한 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동영상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해외업체들도 관련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넷플릭스는 올해 영상 콘텐츠 투자예산으로 8조원을 편성했으며 70~80%를 채널사업자와 제작사에 투입한다. 페이스북은 동영상 뉴스 서비스인 워치를, 유튜브는 독점 영상 서비스인 레드를 선보이면서 방송사, 제작사 등에 제작비를 지원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지난 5월 발표한 모바일 동영상 앱 사용시간 점유율에 따르면 유튜브가 국내에서 86%를 차지해 네이버TV 등을 제치고 현재 압도적으로 높은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국내업체들은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해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구상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세로형 콘텐츠 등 현재 널리 확산된 모바일 콘텐츠를 동영상 스타트업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경우가 많다"면서 "그만큼 트렌드를 앞서가는 콘텐츠를 다수 보유해 플랫폼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통해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서 선 공개하는 등 공급조건을 유리하게 받을 수 있다"면서 "추후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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