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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 빠진 해커톤, 카풀 논의 열달째 공회전

  • 2018.09.06(목) 13:34

정부 혁신성장 사업, 업계 반발로 답보
장병규 "택시업계 대화 참여해야" 호소

모빌리티(차세대 이동수단) 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카풀(승차공유) 활성화 논의가 택시 업계의 반발로 1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고 있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그동안 업계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네차례의 해커톤(마라톤 회의)을 진행했으나 택시 업계가 매번 참석하지 않아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급기야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택시 업계에 대화 참여를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6일 서울 광화문 KT빌딩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 결과를 발표했다. 4차 해커톤은 지난 4∼5일 KT 대전인재개발원에서 8개 관계 부처, 업계, 학계 전문가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박2일 동안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장병규 위원장은 "택시업계는 중장기적으로 교통서비스가 혁신되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하며 반드시 대화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장 위원장에 따르면 4차위는 택시업계를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해 작년 11월 해커톤 계획을 발표한 이후 택시 업계와 7차례 대면회의, 30여 차례 유선회의를 통해 해커톤 참여를 요청했다.


이에 택시 업계는 지난달 16일 사전회의에 참석해 해커톤에 참석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8월말 카풀업과 관련한 어떠한 논의도 거부하겠다고 표명했다. 아울러 택시 업계는 카풀앱 대응 비상대책기구를 발족하고 해커톤에도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장 위원장은 "택시 업계가 대화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라며 "언제까지 이해 당사자간 갈등으로 신기술을 활용한 교통서비스 혁신이 지연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관계부처와 서울시 등 지자체도 카풀앱 시간선택제 등 사회적 현안이 되고 있는 단편적 문제에 대응하기 보다 교통 서비스 발전에 대한 중장기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정부의 혁신성장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인 카풀은 이해당사자인 택시 업계의 반발과 정부 부처의 미온적인 대응 등으로 열달째 논의가 답보 상태다.

 
4차산업혁명위는 지난해 9월 "카풀 문제를 민관 협의를 통해 주도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선언하며 그해 12월 첫번째 해커톤을 개최했으나 택시 업계 불참으로 논의를 시작조차 못했다.

 

이후 올 2월과 4월에 개최된 해커톤에서도 택시 업계가 불참하면서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주요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는 신사업 규제로 인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6월 대표이사 사임 및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말 '카풀 운전자당 1일 2회 카풀 허용'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제안하고 택시 단체가 관련 논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합의점을 찾는듯 했으나 택시 업계가 카풀 시간제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최근 논의를 전면 중단하기로 선언하고 해커톤에도 불참한 것이다. 

 

이에 4차산업혁명위는 4차 해커톤에서 카풀 의제 대안으로 ICT 기술을 활용한 택시 호출 서비스를 다뤘다. 이번 해커톤에는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울특별시 등 정부부처를 비롯해 카카오 택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참석해 관련 논의를 했으나 정작 이해 당사자인 택시 업계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아 반쪽짜리 토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4차산업혁명위측에 따르면 "특정시간과 특정지역에서 택시수요 공급이 불균형하다는 문제점을 공감하긴 했으나 이해 당사자인 택시업계가 토론에 참석하지 않아 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라며 "택시 요금 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도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을 했으나 추가로 뭘할지까지 논의하진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해커톤에선 융복합 의료제품 규제 그레이존 해소와 도시지역 내 내국인 공유숙박 허용에 대한 의제도 다뤄졌다. 이 가운데 융복합 의료제품 규제에 대해선 정부와 산업계가 일부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다. 4차산업혁명위에 따르면 융복합 의료제품 분과는 3차례 사전모임을 진행해 핵심 쟁점을 도출하고 이번 토론을 통해 융복합 의료제품 관리체계 명확화 등 쟁점별 세부내용을 합의했다.


도시지역 내 내국인 공유숙박 허용에 대해서도 합의내용이 나왔다. 토론 결과 공유숙박 도입 타당성에 대한 논의를 통해 소비자의 안전과 다양한 수요 충족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논의해 나가기로 하였다. 아울러 숙박업계와 플랫폼사업자의 상생협력 위한 민·관 협력방안 논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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