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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앱 논란]①세확장 공유경제 vs 막아선 터줏대감

  • 2017.11.30(목) 17:07

택시업계 반발로 사업철수한 '우버엑스'가 시초
카풀 영업 확대로 2년 만에 택시업계와 재충돌

최근 택시업계의 반발로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카풀앱 규제 개선 토론회가 돌연 취소됐다. 택시 관련 단체들은 자신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항의했고, 카풀앱 사업자들은 공유경제의 가치를 이어가야 한다며 맞섰다. 기존 택시사업자들과 새로운 시장을 열려는 신규 사업자간 모빌리티 갈등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이들 갈등의 원인은 무엇인지, 4차산업혁명 시대를 기다리는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던져주는지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

 


퇴근길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철과 만원 버스에 지친 김동훈씨. 그는 목적지가 비슷한 운전자의 차를 택시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카풀앱 서비스를 전해 들었다.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차를 타고 가는 게 불안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카풀앱 애용자가 됐다. 타는 사람(라이더)은 택시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고, 태워주는 사람(드라이버)은 출퇴근길 기름 값 정도는 벌 수 있으니 합리적인 서비스라 생각했다.

최근 목적지가 비슷한 운전자의 승용차에 동승하는 '카풀(carpool)'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풀러스, 럭시, 우버엑스 등 카풀앱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했다. 풀러스는 지난해 5월 서비스를 시작한 후 75만대가 카풀 차량으로 등록했고, 누적 이용 고객은 370만명(지난 9월 기준)에 달할 정도다. 이 당시 플러스 서비스 시간대는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대로 한정됐다. 여기까지는 별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유연근무제로 출퇴근 시간이 제각각이라며, 영업시간을 24시간으로 늘리기로 풀러스 방침이 변경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플러스의 24시간 서비스에 반기를 든 쪽은 택시 관련 단체들이다. 자신들 손님을 카풀 서비스에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11월20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모빌리티 스타트업 정책토론회장'을 찾아가 항의하며 토론회를 무산시켰다. 또 11월22일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시 주최 '카풀 서비스 범사회적 토론회'도 강력 반발해 잠정 연기시켰다.

◇ 우버는 발뺐다…플러스는? '관심'

플러스 이전에도 택시사업자와 마찰을 일으켰던 서비스가 있었다. 바로 우버(Uber)다.

우버는 한국에 우버블랙(Uber BLACK), 우버택시(Uber TAXI), 우버엑스(Uber X)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중 가장 논란을 일으킨 것이 우버엑스다.

우버엑스는 택시 면허가 없는 일반 운전자와 차량을 필요로 하는 고객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때문에 택시면허가 없는 사람도 사실상 택시와 비슷한 영업을 할 수 있어 택시기사들의 반발이 컸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으로 손님을 태우고 대가를 받는 행위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상 불법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우버엑스 영업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신고포상제를 운영하고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우버에 권고했다. 우버는 서울시의 권고를 받아들여 지난 2015년 3월 우버엑스의 국내 서비스를 종료했다.

우버엑스가 나간 뒤 국내에는 풀러스, 럭시, 우버쉐어 등 카풀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들 서비스 역시 일반 자가용을 가진 개인들이 개인을 승객을 태우고 요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버엑스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우버엑스는 퇴출되고 카풀앱은 운영될 수 있는 이유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1조' 때문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1조(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 금지)는 유상운송이 가능한 예외 조항을 따로 뒀는데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에는 유상운송이 가능하다. 때문에 풀러스, 럭시, 우버쉐어 등은 모두 목적지가 같거나 비슷한 사람들끼리 출퇴근 시간대에만 카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끔 영업하고 있다. 서비스 별로 약간의 시간차는 있지만 대체로 오전 5시~11시, 오후 5시~새벽2시 사이에 카풀앱 이용이 가능하다.

 

퇴출된 우버엑스는 출퇴근 시간, 목적지가 같은 승객 등의 제한 없이 택시처럼 상시적으로 일반 자가용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서비스였다. 때문에 불법논란으로 서비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 몸집 불리려는 공유경제 vs 반발하는 기득권

하지만 풀러스가 출퇴근 시간선택제를 도입해 영업시간을 24시간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다시 우버엑스가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풀러스는 택시와 카풀은 사업형태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입장이다. 풀러스 관계자는 "24시로 영업시간을 늘려도 1인당 최대 8시간(출퇴근 각 4시간)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시적으로 탑승할 수 있는 택시와는 사업형태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우버엑스는 서비스 시작부터 운행시간과 상관없이 개인 소유의 자가용을 유상운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도입 자체부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저촉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후 국내 카풀 업체들은 출퇴근 시간이라는 예외 조항을 활용해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는 유연근무제 등 변화하는 사회형태를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로 카풀 서비스의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 11월 21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카풀영업행위 근절 촉구 서울택시 4단체 기자회견' 모습


결국 출퇴근 시간 등 사회변화를 반영해 공유경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공유경제는 서비스나 재화를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하고 차용해 쓰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Airbnb)가 대표적인 공유경제 사례다. 자신의 집을 임시로 빌려주는 집 주인과 숙소가 필요한 여행자를 연결해 줌으로써 비싼 호텔비를 지불하지 않고 효율적인 여행을 가능케 했다.

공유경제의 좋은 점도 있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문제점도 존재한다. 공유경제가 기존 산업을 도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에어비앤비가 등장했다고 당장 호텔업이 망하진 않는다. 에어비앤비와 호텔이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돈을 더 주더라도 서비스가 더 좋은 공간에서 숙박을 하려는 수요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택시는 승객을 태우고 원하는 목적지에 데려다 주는 운송수단이라는 역할이 가장 핵심인 사업이다. 때문에 목적지가 같은 사람들이 동반 승차하는 카풀 역시 택시와 서비스 목적이 대동소이하다. 택시면허가 있는 사업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뿐 서비스 차이는 거의 없다.

논란의 시작은 바로 이 때문이다. 승객을 원하는 목적지에 데려다 주는 택시와 카풀의 서비스 차이가 없기 때문에 기존 택시사업자들은 카풀의 등장이 달가울리 없다. 자신들의 시장영역을 침범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단 풀러스는 11월6일부터 풀러스 앱 이용 가능 시간대를 24시간으로 확대한 출퇴근시간선택제를 도입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11월7일 풀러스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택시 관련 단체들도 11월21일 서울시청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풀조항을 교묘하게 이용한 불법유상운송 영업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엄연히 정부가 허가한 택시사업자들의 생존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상시영업을 하도록 한 우버엑스와는 논란의 결이 살짝 다른 상황이다. 하지만 카풀 서비스의 영업시간이 확대되는 만큼 공유경제를 둘러싼 기존 택시업계와의 충돌이 다시 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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