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부스터샷을 맞을 필요 없이 1회 접종만으로 최대 1년간 면역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인데요. '자가증폭 mRNA 백신'으로 불리는 이 백신의 원리는 무엇이고 어떤 잠재력을 갖고 있을까요?
자가증폭 mRNA 백신 원리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달 호주의 생명공학기업 CSL과 미국의 아크튜러스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신규 변이(JN.1) mRNA 백신 '코스타이브'의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두 회사가 지난해 11월 일본과 전 세계에서 처음 허가를 받은 자가증폭 mRNA 백신의 업그레이드 버전인데요.
mRNA는 특정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 정보를 담은 물질입니다. 이 안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일부인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정보를 담으면 코로나19 백신이 됩니다. 백신을 맞으면 우리 몸에서 mRNA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고 면역체계가 이에 대한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되죠.
자가증폭 mRNA 백신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RNA를 복제하는 물질을 만드는 유전자 정보가 함께 담깁니다. 이 백신이 우리 몸에 들어가면 mRNA가 여러 차례 복제되면서 다수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성합니다. 결과적으로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더 많은 항원에 노출되면서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하게 되는 것이죠.
"암 백신에도 효과적"
백신접종 횟수를 줄일 수 있어 대규모 접종에 효과적이라는 이점 외에도 이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 치료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mRNA 기술은 백신 이외의 분야로 치료영역을 넓히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게 바로 암 백신입니다.
암 백신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mRNA가 만든 암세포 항원을 공격하면서 실제 암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원리로 작용합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바이오엔텍과 모더나는 현재 개발 중인 암 백신이 임상 2상 단계에 들어가 있죠.
자가증폭 mRNA 백신이 암 백신으로 개발되면 이론적으로 이전보다 적은 용량으로 더 강력하고, 장기간에 걸쳐 암을 억제하는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암백신은 개인 맞춤형으로 개발되고 있어 비용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자가증폭 mRNA는 적은 양으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 비용 측면에서도 이점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 2022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관련 연구를 발표한 미국 듀크대학 연구진은 이 기술을 두고 "아직 추가연구가 필요하지만 강력한 면역 유도, 높은 수준의 항원 발현, 잠재적 확장성 등으로 인해 향후 암 백신으로 사용하기에 무척이나 매력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누가?
일각에서는 mRNA가 체내에서 증폭하면서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요. 아직까지 자가증폭 mRNA 백신과 관련해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적은 없습니다. 이번에 CSL과 아크튜러스 테라퓨틱스도 임상시험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고했죠.
한국에서도 자가증폭 mRNA 백신 개발에 뛰어든 곳이 있는데요.
큐라티스는 지난 2021년 자가증폭 mRNA 백신 'QTP104'를 개발해 현재 임상 1상 단계에 있습니다. 또 충북대학교 의과대학이 지난해 12월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으로부터 연구지원을 받아 현재 마이크로유니, 메디치바이오와 자가증폭 mRNA 백신을 개발하고 있죠.
충북대 관계자는 "자가증폭 mRNA 기술은 기존 mRNA 백신에 사용되는 값비싼 제조 재료 없이도 높은 효율성을 제공한다"며 "새로운 보건 위협에 더 빠르고 비용 효율적이며 적응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백신 개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