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가 클라우드솔루션을 제외한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넘겼다. 인터파크트리플과 야놀자 플랫폼은 '놀유니버스'로 통합하고, 여행 솔루션을 고도화하기 위한 연구개발(R&D)사업도 와이넥스트로 물적분할했다. IT(정보기술)기업으로의 정체성을 내세우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한다.
'놀 유니버스' 출범…지배구조 개편
25일 IT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야놀자플랫폼과 인터파크트리플을 다음달 27일 합병하고 '놀(NOL) 유니버스'로 출범한다.
앞서 야놀자는 야놀자플랫폼과 인터파크트리플 합병으로 여행·여가부문 메가 플랫폼으로 진화를 이루고, 일상 속 모든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놀 유니버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인터파크트리플은 해외 항공권 발행액 부문 1위를 달리는 데다, 야놀자플랫폼은 국내 양대 숙박플랫폼 중 하나로 꼽힌다.
야놀자는 연구개발(R&D)사업부문도 물적분할해 다음달 20일 신설법인 '와이넥스트'를 출범할 예정이다. 와이넥스트는 모바일 앱, 온라인 플랫폼, 클라우드 사업 등 B2B(기업간거래),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기술개발 등 글로벌 선행기술 연구개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
이로써 야놀자는 숙박플랫폼 사업부문과 연구개발(R&D)을 모두 물적분할로 분리시키고, 존속회사이자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야놀자'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은 클라우드솔루션사업과 자회사 투자 관리 등 지주회사의 역할만 남겼다.
여행·숙박 플랫폼으로 시작한 야놀자의 정체성은 OTA(온라인여행사업자)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지테크노시스'를 인수한 후 고글로벌트래블(GGT), 인소프트(INN SOFT), MST트래블까지 공격적인 M&A(인수합병)을 통해 클라우드솔루션 사업을 키우면서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했다.
업계는 야놀자의 시도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OTA보다는 IT기업으로 인식을 굳히고자 사업구조를 개편했다고 보고 있다. 한국에서의 매출 비중이 높은 여행·숙박 플랫폼으로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존속기업인 야놀자에 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남기고 나머지 사업을 물적분할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키우고 푸드테크 버린다
야놀자의 캐시카우는 여행·숙박플랫폼의 중개수수료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6961억원 중 여행·숙박 플랫폼 부문 매출은 2901억원으로 41.7%를 차지한다. 그러나 2022년(60.4%), 2023년(49%)과 비교하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반면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3분기 클라우드 부문 누적 매출은 2125억원으로 전체의 30.5%에 달한다. 야놀자 플랫폼이나 인터파크트리플 부문보다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2022년(17.9%), 2023년(22.6%)과 비교하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그중에서도 전세계 호텔·리조트 등 여가 인벤토리(상품)를 활용한 '디스트리뷰션 솔루션'의 성장이 돋보인다. 야놀자는 올해 3분기까지 디스트리뷰션 솔루션으로 1311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지난해 연간 매출(926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연관성이 적은 분야는 과감히 도려낸다. 야놀자는 2022년 인수한 싱가포르 기반 식품 유통기업 '블루바스켓'을 올해 상반기 매각했다. 블루바스켓과 설립했던 푸드테크 합작법인 '구스토엑스'와 산하 자회사 '초록마켓', '진 글로벌' 지분도 전부 정리했다.
공동주택 ERP(전사적자원관리) 솔루션 '아파트테크'(전 한국아파트시스템), 아파트 생활편의 시스템 '트러스테이'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일부 매각했다. 나우웨이팅, 도도솔루션 등을 운영 중인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도 사업을 중단하기로 하고 매각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