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를 위해 만들어지는 2단계 법안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오히려 시장과 가장자산업계를 불확실성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주체를 둘러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간 입장차로 정부안 마련에 하세월이더니 이번에는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들고 나와 또다시 논란을 예고했다.
13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국회에 보고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주요쟁점 조율방안' 보고서에서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가상자산거래소를 유통의 '핵심 인프라'로 꼽으며 주식시장의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에 준하는 수준으로 지분을 분산시켜 대주주들의 전횡을 막겠다는 의도다.
금융위 안에 대해 업계는 협회 차원에서 긴급회의를 진행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제 지분 조정은 사유재산 침해는 물론 업계의 경쟁력 향상과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주장이다.
정치권도 마뜩찮아 하는 분위기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주체를 놓고 한국은행과 줄다리기로 입법 시기를 놓쳤는데, 이번엔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 이슈가 돼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안은 이전에도 당정간 논의된 바 있으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줄곧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업계·이용자·시장에 대한 통합법안으로, 하루 빨리 나와야 명확한 규제를 기반으로 각 주체가 사업 방향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당국의 늑장 처리와 일방적인 이슈 제기에 갈피를 못잡고 있다.
근간이 되는 기본법이 늦어지면서 법인·외국인 투자,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용 방안 등 어느 하나 물꼬를 트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초 시장 제도화와 활성화를 내걸고 최근에도 '2026 경제성장전략'에서 1분기 내 스테이블코인과 ETF 제도화를 공언했지만, 지금 속도라면 기한을 맞추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주 초 민주당 디지털자산TF에 이번에 논란이 된 대주주 지분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두 쪽짜리 문서만 전달했을 뿐 여전히 디지털자산기본법 세부안을 정치권에 제출하지 않았다. 새 원내대표 보궐선거를 마친 민주당은 오는 22일께 디지털자산TF 회의를 진행하는 등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에 기본법에 대한 최종 틀을 잡을 계획이다.
스테이블코인 주도권 다툼 때도 답답한 심정으로 지켜보던 산업계와 시장 전문가들은 지분 제한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당국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당 디지털자산TF와 한국은행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금융위가 법안을 차일피일 미루며 안 주고 있어 민주당에서는 우리끼리 가자는 분위기"라며 "투자자 보호, 시장 안정에 중점을 둔 금융위 입장은 공감하지만 규제 일변도로 가면서 혁신과 경쟁력은 위축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2단계 입법에 원화스테이블코인이 포함되면서 법안이 지연되고 지금은 지분 제한이 최대 이슈가 되면서 디지털자산법이 산으로 가고 있다"며 "거래소 운영, 이용자 보호, 스테이블코인 활용방안 등 핵심 사안은 제껴 두고 가외 이슈들만 불거져 안타깝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