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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두나무 빅딜]⑧은둔의 경영자 이해진, 송치형에 손 내민 까닭

  • 2025.11.27(목) 17:37

이해진 "힘 합쳐 글로벌 진출…제 지분 중요치않아"
송치형 "인생에서 가장 큰 고민…새로운 도전 결심"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공동간담회 일문일답

(네이버와 두나무가) 좀 더 쉬운 길을 가지 않고 이렇게 어려운 길을 선택한 건 이 한 가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힘을 합쳐 글로벌 진출하겠다는 꿈과 사명감, 그것 때문에 어렵지만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세계에 없는, 인공지능(AI)과 웹3.0의 융합이라는 저희만의 새로운 기획과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소재 '네이버 1784' 빌딩 28층 스카이홀. 이날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가 공동 주최한 기자간담회에 등장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자신을 '원조 은둔형 경영자'라고 웃으며 소개한 뒤 입을 뗐다. 그는 "AI와 웹3.0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데, 여기서 살아남아 의미 있는 경쟁을 해 나가려면 웹3.0에서 가장 좋은 기술과 이력을 갖고 있는 회사와 합쳐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간담회에는 네이버 측에선 이 의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참석했다. 두나무 측에선 송치형 회장, 오경석 대표가 자리를 함께 했다. 다음은 간담회의 질의응답 주요 내용이다.

-포괄적 주식교환 후 지분율 변동을 두고 여러 추측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한 네이버의 지분 감소를 감수하고 결단을 내리게 된 배경은.

▲(이해진 네이버 의장) 그동안 네이버는 사업을 하기 위해 투자도 받고 여러 번의 인수합병(M&A)을 했다. 사실 그렇게 할 때마다 지분은 아무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M&A를 하지 않았으면 네이버는 지금 굉장히 작은 회사거나 망해서 없어진 회사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사업이 우선이고 제 지분을 고민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회사를 지분으로 운영하는 게 아니고, 제가 밸류(가치)가 있으면 회사에 기여를 하게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더 능력 있는 후배들이 회사를 이끌어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사업이 잘될 수 있을 것인지, 더 재미있는 서비스나 도전을 할 수 있을 것인지가 우선이고 (지분은) 그 다음 문제라고 생각한다.

-전날 공시 내용을 살펴보니 주식 교환비율이 시장 예측치와 차이가 있는데 비율 산정 기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주주 보호 장치 있나.

▲(오경석 두나무 대표) 기업의 가치와 기업의 주식 발행 수가 다르기 때문에 1주당 가치가 다를 수 있다. 가치평가는 객관적인 회계법인이나 투자은행(IB) 평가를 받아 양사 협의를 통해 결정하는 사항이다. 주주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주주들의 이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해 가려고 한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양사의 주식 발행 수가 동일하다면 기업가치비율과 주식교환비율이 동일할 텐데 (그렇지 않았다). 기업가치비율은 오랜 기간 동안 3개의 독립적인 회계법인을 통해 밸류에이션을 하고 치열한 논의로 중간선을 찾았다. 결과에 대해서도 검증하는 절차를 거쳤다.

-네이버파이낸셜의 나스닥 상장 설이 나오는데, 쪼개기 상장으로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네이버파이낸셜을 합병할 수 있다는 루머도 나오는데 입장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 나스닥에 상장한다거나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과 법인을 합병한다거나 하는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진 바가 없다. 향후 상장을 고려하게 될 때에도 주주가치 제고라는, 기업이 추구해야 되는 본질의 목표를 고려해서 진행하게 될 것이다. 우려하는대로 중복상장은 사회적인 문제점도 많고,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다. 다만 파이낸셜을 자회사로 분리해서 상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파이낸셜보다 더 큰 기업 가치를 가진 회사와 협력해서, 만약에 필요하다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또 자본시장의 접근성을 더 제고하려는 목적으로 아마 검토하게 될 것이다. 합병의 경우에는 검토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고 있다.

-두나무가 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혹시 벤치마킹이나 목표로 삼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 있나.

▲(송치형 두나무 회장) 글로벌에서 벤치마킹했다고 하면 코인베이스, 써클 등을 이야기하는데, 가슴이 아픈 건 재작년까지만 해도 업비트가 훨씬 더 컸고 작년까지도 (업비트의) 거래량이 더 많았다.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베이스(BASE)나 이런 체인들, 블랙록 같은 거대 기업이 채권을 토큰화한다든지 여러가지 기반이 많이 다른 것 같다. 우리가 거래와 결제를 제외한 부분들을 좀 더 따라잡아야 하는 게 맞다. 글로벌하게 보면 다른 기술이나 핀테크가 점점 더 결합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두나무가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과 힘을 합치게 된 계기다. 서로 각자의 분야에서 잘 하고 있지만 영역이 겹치지 않으므로 시너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합쳐졌을 때 (코인베이스에) 충분히 경쟁할 사이즈는 되는 것 같다. 3사가 시너지를 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 자회사로 편입된 후 이사회 구성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 예정인가. 

▲(박상진 대표) 어제 이사회를 통해 막 시작한 단계로, 딜(Deal)이 완료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딜이 완료되면 아무래도 이사회 조직 변화가 있을 예정이며, 현재 결정된 건 없지만 송 회장 등이 같이 경영하게 될 것 같다. 두나무의 경우 독립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게 운영될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당국이 양사 결합 관련해서 면밀하게 검토할 것 같은데 양사 입장은.

▲(박상진 대표) 저희가 끝까지 가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절차가 있다. 섣불리 저희의 입장을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운데, 이게 공식화된 만큼 양 당국과 긴밀하게 소통해서 글로벌 전략 등 현재 상황을 설명드리면서 구성해 나가겠다. 여러 법률이 제정되거나 개정될 수 있는 상황 역시 가이드라인을 잘 따르며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결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

▲(이해진 의장) 제대로 만난 지는 2년밖에 안 됐다. (송 회장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깊어서 이런 일을 했던 것은 아니고, 오히려 최 대표와 (송 회장이) 사업 쪽 이야기를 많이 하는 과정에서 만나기 시작했다. 같이 일하게 되면 사업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네이버나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 발전에 굉장히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제안하게 됐다.

▲(송치형 회장) 이해진 의장의 제안에 바로 결정하지는 못했다. 너무 큰 결정이라 인생에서 가장 길게 고민했던 것 같다. (이 의장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글로벌에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장고 끝에 같이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송치형 회장이 네이버의 차기 리더십으로 언급되고 있는데 향후 계획이 있나.

▲(이해진 의장) 송 회장은 사업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깊은 이해력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의 기술력, 새로운 기술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다만 저희 회사의 리더십이라는 건 지분 변화 같은 게 아니고, 회사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는 후배들이 해 나갈 것이다. 또 차기 리더십 영입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두 회사의 결합 후 5년간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어떤 기업에 투자할 예정인가. 

▲(최수연 대표) 가장 기본적으로 고려한 건 AI와 웹3.0 기술의 공통 기반이 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기반, 인재들에 대한 투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10조원은 최소한의 규모이며 생산적 금융이나 포용적인 AI는 생태계가 굳건해야 하므로 스타트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고려 중이다. 보안이나 인프라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대한 투자할 예정이다. 

-두나무가 단독 진출을 고려하지 않고 네이버를 선택한 이유는.

▲(송치형 회장) 해외를 보면 거래소만 하는 게 아니다. 코인베이스와 크라켄도 신용카드가 있다. 미국에서 사업하는 걸 보면 쇼핑몰에서도 결제의 20%를 크립토 결제로 이루어진다. 네이버와 함께 더 큰 도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 계획은?

▲(오경석 대표)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 준비할 예정이다. 3사는 정부 정책에 맞춰 발빠르게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기술적인 부분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등 다른 재무적 투자자들은 어떤 반응인지 궁금하다.

▲(박상진 대표) 미래에셋그룹은 주주 간 계약에 의해 이번 사항을 저희가 통지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졌으며, 그 과정에서 찬성했고 대화로 응원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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