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2차전지 장비 제조그룹 원익(WONIK) 창업주의 맏딸이 경영하는 헬스케어업체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허우적대는 계열사에 2년여 만에 또 100억원을 추가 수혈했다.
‘굿닥’ 경영 악화일로…2021년부터 완전잠식
2일 케어랩스에 따르면 최근 자회사 ‘굿닥(Goodoc)’에 100억원 출자를 완료했다. 주당가격은 액면가(500원) 대비 136배 할증한 6만8093원(14만6858주)이다. 소유 지분은 87.62%→88.74%로 확대됐다.
케어랩스는 반도체 장비·소재, 2차전지 장비 주력의 원익그룹이 신사업 진출을 위해 2023년 1월 인수한 헬스·뷰티케어 업체다. 굿닥, 바비톡, 이디비 등의 계열사를 두고 헬스·뷰티케어 모바일 플랫폼, 디지털 마케팅, 의료기관용 고객관리(CRM) 솔루션 운영사업을 하고 있다.
3개 계열사 중 굿닥은 경영이 악화일로다.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 운영업체다. 2021년 매출 121억원에서 해마다 예외 없이 축소되며 작년에는 10억원에 머물렀다. 올 1~9월에도 7억원 남짓밖에 안된다.
수익성이 좋을 리 없다. 4년간 줄곧 적게는 51억원, 많게는 10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2021년 완전자본잠식에 빠졌고, 지금은 부채(9월 말 기준 152억원)가 자산(20억원)보다 131억원 많다.
따라서 이번 출자는 케어랩스가 본체 또한 영업적자를 내는 와중에도 2년여 만에 다시 부실 자회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자금 지원에 나섰다는 성격을 갖는다. 케어랩스는 원익그룹 편입 직후인 2023년 3월에도 동일한 가격(주당 6만8093원)으로 굿닥에 10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케어랩스 본체도 2022년 적자전환 뒤 확대일로
케어랩스는 2020년만 해도 본체(별도) 매출 587억원, 영업이익 81억원으로 이익률이 13.7%를 찍었던 곳이다. 반면 작년 매출은 410억원에 머물고, 2022년 3억원 적자 전환 이래 40억원→42억원으로 매년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올 1~3분기 동안에도 27억원의 손실을 냈다.
연결로는 올 1~9월 매출 667억원에 영업이익 28억원으로, 2022년 이후 3년간 45억~116억원 적자 뒤 흑자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이는 순전히 바비톡(뷰티케어 플랫폼)과 이디비(약국 경영솔루션) 두 계열사의 선방에서 비롯됐다.
케어랩스를 경영하고 있는 이가 올해 1월 대표로 선임된 오너 2세 이민경(36) 대표다. 원익그룹 창업주 이용한(71) 회장의 2남1녀 중 맏딸이다. 특히 케어랩스 계열 편입 직후부터 경영에 참여해 왔다.
미국 유아츠대에서 순수미술·공예를 전공했다. 2014년 2월~2019년 2월 메디컬 화장품 업체 씨엠에스랩 과장, 2019년 3월 원익홀딩스 전략본부 인수합병(M&A) 부장으로 활동한 뒤 케어랩스 인수를 계기로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아 이사회로 직행했던 것.
즉, 현재 이 회장의 2세 경영구도는 양대 사업축인 반도체 장비·소재 및 2차전지 장비는 장남 이규엽(42) 원익QnC 전무과 차남 이규민(38) 원익IPS 상무, 비주력 분야인 헬스․뷰티케어와 레저는 이 대표가 맡고 있는 구도다.
케어랩스는 계열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사실상 이 창업주 세 자녀 소유(지분 99.9%)인 유한회사 호라이즌(46.33%)→㈜원익(30%)→원익홀딩스에 이어 지주사의 31.77% 자회사로 편입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