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오로라월드 사옥에는 모회사이자 중추사인 오로라월드 말고도 이곳에 본점을 두고 있는 오너사가 수두룩하다. 비외감법인이라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고, 움직임을 감지하기 힘든 은밀한 가족사들이다.
개중에는 2세가 설립했거나 지분을 소유한 곳들도 더러 있다. 무엇보다 창업주 노희열(68) 회장의 지분 대물림이 걸음마조차 떼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면, 향후 승계용으로 진화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그 면면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일 수 있다.
모바일 게임사는 별 성과 없이 해산
앞서 ‘[거버넌스워치] 오로라월드 ③편’에서 얘기했지만, 노 회장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노재연(41) 오로라월드 대표는 오로라월드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적조차 없다. 최대주주인 노 회장 43.3%와 부인 홍기명(68)씨 3.21% 등 총 46.51%가 현재 오너 일가 소유 지분의 전부다.
이런 와중에 노 대표가 2021년 11월 자본금 1000만원에 개인 회사를 차리고, 1인 사내이사로 적을 뒀다. 같은 해 1월 당시 단독대표로 있던 외삼촌 홍기선(66) 현 오로라월드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아 경영 최일선에 올라선 지 10개월 뒤다.
‘보리얼’이다. 일종의 개인 투자사다. 기업 경영 컨설팅을 비롯해 자금 조달·운용, 유가증권 투자, 인수합병(M&A), 사모투자펀드(PEF) 출자, 부동산 매매·임대 등을 사업목적으로 한다.
‘오로라컨설팅’은 노 대표가 현재 출자지분을 소유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가족사다. 오로라월드가 감사보고서상에 12개(국내 6개·해외 6개 생산·판매법인) 계열사 외에 ‘토이스터즈’와 더불어 ‘기타 특수관계자’로 분류하고 있는 2개사 중 현존하는 곳이다.
참고로 토이스터즈는 노 대표가 2013년 3월 자본금 1억원으로 창업한 모바일 게임사 넥스탭게임즈를 전신으로 한다. 확인 가능한 범위로, 2013~2014년 매출이 1억원 남짓에 불과했고, 2014년 말 자기자본 마이너스(-) 3억원가량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뒤 별 성과 없이 2022년 12월 해산됐다.
오로라컨설팅, 한 때 오로라월드 주주로 등장
오로라컨설팅은 노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1999년 8월 부동산 임대․관리 등을 사업목적으로 자본금 5000만원에 설립한 업체다. 원래는 노 회장 부부가 지분 85%, 5%를 소유하다가 2006년 노 대표가 모친과 함께 기타주주 2명의 각 5%를 인수해 주주로 등장했다. 비록 제한적이나마 이후 2008년까지 노 대표가 5% 주주로 있던 게 확인된다.
한 때는 오로라월드로부터 2억~3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던 곳이다. 특히 오로라월드의 주주사로 등장하기도 했다. 2002년 3~6월 장내에서 0.26% 1억원어치를 매입했던 것. 다만 2009년 9월과 12월 6400만원에 전량 처분했다.
아울러 이례적으로 노 회장의 부인이 비교적 근래까지 경영을 주도했다. 초기부터 이사회에 적을 뒀고, 2014년 3월~2020년 3월 대표로도 활동했다. 노 회장은 2015년 7월까지 사내이사직을 가졌다.
현재는 노 회장의 가신으로. 개인 숙원사업인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구학리 18홀 퍼블릭 골프장 오로라골프앤리조트를 운영하는 구학파크랜드의 신학명(65) 대표가 오로라컨설팅의 1인 이사도 겸하고 있다.
주식 8.4% 담보 잡혔던 이유…가족사 대출용
이게 다가 아니다. ‘제이앤엠컴퍼니’에는 노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보리얼’ 등과 같이 노 회장 일가의 감춰진 가족사다. 2014년 8월 설립됐다. 현 자본금은 1억2000만원으로, 등기임원이 모두 오너 일가다. 노 회장이 대표, 장남이 사내이사인 2인 체제다. 감사는 장녀 노미연(43)씨가 맡고 있다.
제이앤엠컴퍼니는 캐릭터 및 디자인 라이센싱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지만 2016년에는 오로라월드 등과 함께 경기도 이천시 단월동에 6만평 규모의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노 회장이 당시 오로라월드 지분 43.26% 중 8.36%(90만주)를 제이앤엠컴퍼니의 대출담보 용도로 내놓기도 했다.
‘[거버넌스워치] 오로라월드 ④편’에서 얘기한 경기도 용인시 죽전동 ‘현대시티빌’ 분양업체 옛 ‘오로라씨앤디’(2022년 9월 구학파크랜드에 흡수합병)처럼, 노 회장이 본업 외에도 다방면에 관심을 보여 왔던 또 다른 징표라고도 할 수 있다.
‘스마일바이오’ 또한 노 회장 일가 소유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오로라월드가 마스크사업에 진출함에 따라 2020년 7월 설립된 마스크 유통 법인이다. 반면 현 자본금 1억원에 오로라월드 지분은 10%뿐이다. 성과는 미미했고, 노 회장이 2020년 12월 이후 유일 사내이사로 이름을 걸어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