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종합도료업체인 삼화페인트공업과 일본 츄고쿠마린페인트(CMP)와의 지분 제휴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40년 가까이 이어온 상호 지분투자로 양사는 물론 오너가 짭짤한 재미를 봐왔기 때문이다.
日 츄고쿠, 투자액 3배에 장내 ‘엑싯’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화페인트는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자기주식 8.78%(238만8642주) 전량에 대한 유동화 계획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149억원을 조달했다.
지난 1일 CMP와 전략적 제휴 강화 차원에서 5.07%를 80억원(11월28일 종가 주당 5790원)에 매각했다. 이외 3.71%는 시설자금 확보 용도로 지난 8일 14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만기 5년짜리 사모 교환사채(EB) 69억원(기준주가 120% 할증 주당 6857원)을 발행했다.
CMP의 삼화페인트 지분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2년 11월까지 장내매입을 통해 5% 주요주주로 올라섰고, 2011년 11월에는 14.5%까지 확대했다. 주당취득가 2828원에 투자금액은 92억원이다.
1년여 뒤부터 본격적으로 ‘엑싯’(Exit·투자회수)에 들어갔다. 2013년과 2022년 9월~2023년 3월에 걸쳐 9.6%를 장내에 내다 팔아 ‘5% 대량보유 공시 의무(5%룰)’가 없는 4.9%로 축소했다.
삼화페인트 주가가 높게는 1만1000원대, 낮아도 5500원대를 오르내리던 시기다. CMP의 매각금액이 취득가의 3배인 주당 평균 8263원꼴 총 159억원이다. 지분 3분의 2가량의 처분만으로도 104억원, 192.1%의 투자수익을 챙겼다. 아울러 CMP는 이번 삼화페인트 자사주 인수를 통해 지분을 기존 4.12%(112만주)에서 9.19%(250만주)로 확대했다.
창업주 집안, 츄고쿠삼화 21배에 차익 실현
삼화페인트와 CMP의 전략적 제휴는 삼화페인트와 두 창업자 집안에게도 쏠쏠한 수익을 안겼다. 1988년 11월 양사가 50대 50 합작으로 1988년 10월 선박용 도료업체 현 츄고쿠삼화페인트(이하 ‘츄고쿠삼화’)를 설립한 데서 비롯됐다. 제휴의 시작이었다.
삼화페인트는 1946년 4월 고(故) 김복규 전 회장과 고 윤희중 전 회장이 동업으로 창업한 페인트 공장 ‘동화산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2대에는 김 창업주의 2남1녀 중 차남이자 1994년 4월 대표에 오른 김장연(68) 현 회장이 경영권을 접수했지만 윤씨 집안도 현재 적잖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이유다.
최대주주인 김 회장은 개인지분 22.76%에 1남1녀 중 장녀이자 후계자인 김현정(40) 부사장(3.04%)과 누나 김귀연(77)씨(1.50%)를 합해 27.3%의 지분을 소유 중이다. 반면 윤씨 집안도 창업주의 장남 윤석천(77)씨 5.52% 등 일가 5명이 18.06%(작년 말 기준)를 가지고 있다.
츄고쿠삼화 설립 초창기 삼화페인트의 출자지분은 12.96%(1억6450만원․1999년 말 기준)이 전부였다. 이외 김 회장을 비롯해 김씨․윤씨 집안 5명이 37.04%(4억7000만원)를 보유했다.
2022년 7월 김 회장(5.9%)과 윤씨 일가 3명(5.9%)이 11.98%를 삼화페인트에 넘겨 31억원가량을 손에 쥐기도 했다. 당시 주당 매각가가 출자가(액면가(5000원)의 21배인 10만4000원이나 됐다. 김 회장이 7500만원 출자주식으로 15억원의 수익을 냈다는 계산이다.
삼화페인트 또한 짭짤한 수익을 냈다. 삼화페인트는 주식 인수 뒤 2002년 9월 6억2900만원 추가출자를 통해 도합 39억원(주당 2만740원)에 24.78%를 보유해 왔다. 이 중 8.5%를 2019년 35억원(주당 5만4500)에 츄고쿠삼화 자사주로 넘겨 22억원의 차익을 냈다.
이에 따라 츄고쿠삼화는 현재 일본 츄고쿠가 최대주주로서 59.46%를 보유 중인 가운데 삼화페인트 14.93%, 오너 일가(5명) 11.51%, 자사주 12.79% 등으로 주주구성이 재편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