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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어쩌다 천덕꾸러기로

  • 2020.10.19(월) 15:42

[디지털, 따뜻하게]
의외로 사용방법 어려워, 정보 접근 떨어져
넉넉치 않은 시간·불편한 구성…무용지물론

키오스크(kiosk) 한번쯤 사용해 보셨죠? 무인 정보 단말기를 말하는 키오스크는 매장 점원 없이 다양한 정보에 접근하고 주문과 결제도 할 수 있도록 돕는 기기인데요. 점주가 적정 비용으로 키오스크를 운용하면 직원을 고용하지 않아도 되니 돈을 아끼고, 소비자는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편리한 도구입니다.

20년 전쯤에는 인터넷 사용을 어렵게 느끼는 고령층 등 취약계층을 위해 키오스크를 보급하자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당시 터치 스크린 방식의 스마트폰 같은 기기가 없던 시절에 인터넷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손으로 화면을 만지는 방식의 키오스크가 제시된 것이 흥미롭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비대면 주문이 인기를 끌면서 키오스크의 보급이 더욱 확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관점에선 키오스크가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디지털 정보격차를 해소할 수단으로 제시됐던 키오스크가 오히려 정보 접근성을 해치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것이죠.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요.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따르면 '2019년 키오스크 정보 접근성'은 평균 59.8점으로 대단히 낮습니다. 노인·장애인 등 정보취약 계층의 접근성 수준을 보면, 음식점과 카페·패스트푸드 가게에 설치된 키오스크의 접근성은 수치로 환산했을 때 50.5점에 불과합니다.

극장과 공항·터미널·종합병원 등 대부분 장소에서 접근성 수준이 60점을 넘지 못했고요. 그나마 은행(74.8점)과 관공서(70점)가 비교적 높은 수준이나 70점대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처럼 접근성이 낮은 이유는 키오스크가 의외로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용법이 어려워 키오스크 앞에서 우물쭈물하다가 일종의 '시간초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데요.

디지털 활용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사용 시간을 넉넉히 늘릴 수 있게 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사용자가 키오스크를 사용할 때 제한 시간을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을 준수한 비율은 16.4%에 불과했습니다.

아울러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 키패드 등 작동부 위치가 사용하기 편리하게 구성되지 않은 경우는 30%도 되지 않았습니다.

작동부 위치가 일반인 기준으로 구성돼 휠체어를 앉은 상태에서 키오스크 터치스크린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키오스크 사용성을 관찰한 결과를 보면, 버스터미널 키오스크 이용 과정에서 70세 이상 노인 5명 중 3명이 표를 사지 못했고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는 5명 모두 주문을 완료하지 못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면 정보 취약계층 대부분에게 키오스크는 무용지물에 가까운 셈입니다.

이는 단순한 불편이 아닙니다. 대중이 이용하는 장치가 불편하게 구성된 것은 누구에게나 아찔한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탑승한 엘리베이터가 운행을 갑자기 멈췄을 때 비상벨이 팔이 닿지 않는 곳에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앞서 언급한대로 역설적인 점은 키오스크가 20년 전쯤에는 정보격차를 줄일 수단으로 제시됐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전신인 '한국전산원'이 2000년 11월 내놓은 '소외계층 정보화를 위한 정보격차 실태조사' 보고서는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인터넷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키오스크의 보급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20년의 세월이 흐른 현재 시점에서 키오스크가 오히려 정보 취약계층에게 장벽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보화진흥원이 제시하는 기준 등 키오스크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있음에도 대부분은 이를 지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더욱 주목을 받고, 키오스크도 점점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키오스크 접근성 개선 정책이 있기는 하나, 민간 서비스 영역을 정부 예산에만 기댈 수는 없습니다. 이를 운영하는 민간 주체를 제대로 관리하는 등 키오스크가 초래하는 문제를 서둘러 해결해야 할 시점입니다.

▷편리했던 디지털의 역설, '디지털, 새로운 불평등의 시작'
http://www.bizwatch.co.kr/digitaldiv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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