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맏형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에 노동조합이 생겼다. 넥슨·스마일게이트·엑스엘게임즈·웹젠에 이은 게임업계 다섯 번째 노조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엔씨소프트지회는 10일 출범 선언문을 통해 노조 출범을 공식화했다. 엔씨소프트지회의 별칭은 '우주정복'이다.
지회는 설립 선언문을 통해 "엔씨소프트의 핵심 가치인 도전정신·열정·진정성이 '가족경영에 기반을 둔 수직적·관료적 문화'로 훼손됐다"며 "임원 중심의 관료적 조직문화와 만연한 불법 연장근로·권고사직과 대기발령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회는 사측에 △고용안정 △수평적인 조직문화 △투명한 평가·보상체계 등을 요구했다.
여러 차례 노동조합 설립을 시도했다 무산됐던 엔씨소프트에 노조가 생긴 것은 최근 직원들 사이에서 성과급으로 인한 불만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2조5718억원)을 올렸으나 보상 규모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직원들의 원성을 샀다.
여기에 임직원간 연봉 격차가 커지는 데 따른 박탈감도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해 연간 보수로 123억81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1억1400만원)의 108.6배에 달하는 수치다.
송가람 지회장은 "우리의 권리를 보호하고 목소리를 회사에 잘 전달하고자 노조를 설립하게 됐다"며 "많은 분이 믿음을 가지고 계속해서 응원해주신 만큼 지회와 함께 엔씨를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