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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日 가상자산 시장 도전...'화이트리스트' 넘을까

  • 2023.08.08(화) 17:07

위메이드 등 일본 웹3.0 시장 주목..."책임소재 분명해 가능성"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일본 금융청(FSA)과 가상자산거래업협회(JVCEA)의 엄격한 '화이트리스트' 심사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비즈워치

블록체인 사업을 전개하는 국내 게임사들이 잇따라 일본에 출사표를 던졌다. 일본 정부의 웹3.0 산업 육성에 훈풍이 불면서 너도나도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단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일본 금융청(FSA)과 가상자산거래업협회(JVCEA)의 엄격한 '화이트리스트' 심사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규제 푼 일본, 웹3.0 산업 신시장 주목

8일 일본의 가상자산거래업협회(JVCEA)에 따르면 지난 6월 가상자산 거래액은 현물 기준 약 6686억엔(한화 6조1380억원)에 달한다. 이는 가상자산 거래 자격을 취득한 사업자 33개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수치로, 지난해 12월 3442억엔(3조1618억원)과 비교해 94%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말 '바닥'을 찍었던 비트코인의 가격 회복세를 감안하더라도 큰 폭으로 거래량이 늘어났다.

일본은 일찌감치 가상자산 산업을 제도권에 편입했다. 한때 세계 최대 거래소였던 '마운트 곡스'와 '코인체크'를 비롯한 거래소가 연이어 해킹 피해를 입고 파산하면서 강도 높은 규제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본의 가상자산 시장은 위축됐고 2020년 디파이 섬머, 2021년 NFT(대체불가능토큰) 열풍에도 별다른 시장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가상자산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규제 완화에 나서는 등 이전과는 달라진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4월 웹3.0 산업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웹3.0 백서'를 승인했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웹3.0 컨퍼런스인 '웹엑스(Web X)'에서 기조 연설을 맡아 웹3.0 산업 진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가상자산 과세 정책도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암호화폐 발행사에 토큰의 미실현 이익에 대한 법인세 30% 징수를 폐지했다. 웹3.0 백서에서도 가상자산 거래로 발생한 소득에 대해 20% 세율을 적용하는 신고분리과세 대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담겼다. 현재는 소득세와 주민세를 합산해 최고세율인 55%로 과세된다.

핀시아·오아시스 손잡기…위믹스는 상장 도전

국내 게임사 또한 일본 블록체인 게임 산업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웹엑스에 플래티넘 등급 스폰서로 참가해 자사 메인넷 '위믹스 3.0' 생태계를 알리는 한편 가상자산 위믹스 화이트리스트 도전을 공식화했다.  일본 법인인 '위메이드 온라인' 또한 PC 온라인 퍼블리싱 사업을 G.O.P로 넘기고 블록체인 사업에만 집중한다. 

몇몇 게임사는 섣불리 가상자산 상장을 노리기보다는 일본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된 가상자산 플랫폼과 손을 잡았다. 네오위즈홀딩스의 블록체인 전문회사 네오핀 또한 핀시아(FNSA) 재단과 거버넌스 멤버와의 협업을 통해 일본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핀시아는 네이버 라인의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기존에는 '링크(LN)'였으나 올해 '핀시아'로 리브랜딩하면서 이름을 바꿨다.

컴투스 그룹의 블록체인 메인넷 플랫폼 엑스플라는 일본의 블록체인 메인넷 '오아시스'와 협업해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장종철 컴투스홀딩스 블록체인 본부장은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오아시스는 일본 규제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엑스플라가 일본 시장을 선점하고 웹3.0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화이트리스트' 문턱 넘을까

일본의 웹3.0 산업이 활성화되는 것과 별개로 국내 게임사의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화이트리스트 심사를 뚫고 거래소에 등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은 금융청과 JVCEA의 심사를 거친 화이트리스트에 오른 가상자산만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국내서는 400종의 가상자산이 거래되고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65종의 가상자산만이 거래소의 문턱을 밟았다.

JVCEA가 지난해 10월 심사 없이 상장 가능한 '그린 리스트'를 내놓기는 했지만 일본 시장에 새로 도전하는 프로젝트에는 해당사항이 없다. 그린 리스트는 △3개 이상의 JVCEA 회원사가 취급하는 자산 △1개 회원사에서 1개월 이상 취급한 가상자산 등 여러 조건을 만족해야만 한다.

현재 일본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네이버 라인의 핀시아와 카카오에서 개발해 독립 법인으로 분리된 클레이(KLAY) 두 종류뿐이다. 핀시아는 라인 제네시스, 클레이는 비트포인트 재팬에서 각각 거래된다. 게임사 중에서는 넷마블의 마브렉스(MBX)가 유일하게 화이트리스트 등재를 마치고 오는 10월 '자이프' 상장을 앞두고 있다.

업계서는 정부 차원에서 웹3.0 시장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확고한 만큼 가상자산 상장 또한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국내 게임사의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지가 분명해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지혜 쟁글 리서치팀장은 "규제기관 입장에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질 수 있는 주체의 유무의 중요성에 대해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국내 상장사 산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경우 까다로운 상장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갖췄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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