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전환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단통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시행된 전환지원금은 이동통신사업자 변경(번호이동)시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이다.
SK텔레콤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2023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총 4명의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유 대표는 전환지원금 확대가 SK텔레콤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묻는 질문에 "(수익성 악화가) 걱정되지만 정부의 경쟁 활성화 정책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아직 전환지원금을 상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실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3일 최대 12만원이었던 전환지원금을 32만원까지 끌어올렸다. 전환지원금 대상 기기도 아이폰14, 갤럭시 Z폴드4·5 등을 추가해 총 16개로 늘었다.
유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차별화된 혜택과 서비스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은 유효하다. 전환지원금 경쟁이 가속화돼도 주주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 환경, 경쟁 환경, 내부 환경까지 고려해서 최적의 방향으로 (전환지원금 제공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이날 열린 주총에서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전략을 공개했다.
AI 분야 사업 방향으로는 '자강'과 '협력'을 꼽았다.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하고 있는 '에이닷X 거대언어모델(LLM)'이 대표적이다. 에이닷X LLM은 SK텔레콤의 자체 LLM으로 만들고 있다.
구글과 최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한 유 대표는 "앤트로픽에 1300억원을 투자해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오픈AI와도 제휴를 체결했다"며 "독자적 힘으로는 어렵지만,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가 있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GTAA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를 통해 창립된 합작 법인이다. 독일의 도이치 텔레콤, 일본 소프트뱅크 등 50여개국에서 13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유 대표는 또 "아이폰 통화 녹음 서비스에 오픈AI의 기술이 쓰이고 있는데, 상당한 비용이 든다"며 "비용 절감 등을 고려해 전 세계 최고 등급(탑티어) 업체들과 협력과 자강 전략을 동시에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SK텔레콤은 유 대표와 김양섭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노미경 HSBC 아태지역 리스크 총괄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성형 ㈜SK 재무부문장은 기타미상무이사로 선임했다.
결산 배당 시 SK텔레콤이 주주총회 의결권 기준일과 배당 기준일을 다르게 할 수 있는 정관 변경안도 승인했다. SK텔레콤은 이사회에서 기말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주주친화적으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7조6085억원, 영업이익 1조7532억원을 기록한 재무제표도 통과됐다.
연간 주당 배당금은 전년 대비 6.6% 오른 3540원이다. 유 대표는 "3년간 배당 총액과 주당 배당금이 올랐고, 특히 지난해는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등 배당 서프라이즈로 마무리해 뿌듯했다"며 "주주 환원 정책은 조만간 확정해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