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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잘 버는 K 성형외과의 비밀

  • 2013.11.03(일) 13:40

“선아씨, 뭐 하러 하려고 하세요? 안 해도 되는데.”
“그래도.. 그치만…”
“그래도 하고 싶다면.. 꼭 해야만 안심될 것 같다면, 이렇게 합시다, 한 듯 안 한 듯, 아주 조금만.”
자기 눈을 다정하게 쳐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는 K원장님을 쳐다보며 마침내 선아씨는 결심했다. ‘그래, 수술 일정을 잡자, 이 병원에서.’

코를 높이는 성형수술을 위해 근 한달 넘게 압구정, 청담동 일대의 성형외과를 다니며 부지런히 상담을 받고도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소심한 선아씨는 일부러 손님 많기로 소문난 K성형외과를 피했었다. 환자가 너무 많으면 왠지 무성의한 대접을 받을 않을까 의심도 되었고, TV에 자주 나오는 그 유명한 K 원장이 연예인도 아닌 자기를 직접 상담해 줄지 염려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오늘 병원 상담 순례의 끝으로 K 병원을 찾았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선아씨는 아시아 최고의 성형의들이 모여있는 이 지역에서 별의 별 상담을 다 받았다. 일반 환자의 수술 전, 후 사진을 스크랩 해 두고 비교해서 보여주는가 하면, 그 병원에서 수술 받은 연예인의 변화된 모습, 아예 앉기가 무섭게 얼굴 사진을 찍어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넣고 돌려서 수술로 바뀐 예상 얼굴을 보여주는 최첨단 상담까지, 한 술 더 떠서 상담을 전문으로 한다는 전직 모델 출신의 실장이 “이왕이면 복부와 팔뚝 라인까지 잡으세요. 고생 할 때 몰아서 하시고 아예 환골탈태 하시는 거예요.” 하는 아픈 권유까지 했다. ‘환골탈태라니, 마흔이 넘은 이 나이에. 그 만큼 내가 흉한 거야?’ 선아씨는 상담을 받을수록 점점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딱 오늘까지만이야, 오늘 상담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까짓 것 하지 말지 뭐.’ 하는 마음으로 가장 손님이 많다는 K성형외과를 찾았다.

뜻밖이었다. 부스처럼 설치 된 상담실에서 가끔씩 조용조용 낮은 소리만 들려올 뿐 쭉쭉 빵빵 요란한 상담실장도, 스크랩 북도, 벽면에 연예인 사진 한 장 찾아 볼 수 없었다. 상담도 반드시 K 원장이 직접 한단다. 서글서글한 얼굴의 K원장은 전혀 유명인 같지 않게 친근하게 대화를 건냈다.
“오선아씨? 고우신데 왜 오셨죠?”
‘곱단다, 내가? 아직? 진짜?’ 갑자기 수줍어졌다.
“코가.. 좀…”
“오선아씨 코? 얼굴 좀 옆으로 돌려보실까요? 코가 왜요?”
“너무 낮고 벌어져서..” 이번엔 얼굴까지 붉어졌다.
“전혀 아닌데? 한국인 표준보다 예쁜 코인데요?”
선아씨는 가슴이 콩당 거렸다. ‘지금도 괜찮대.. 조금만 손 보면 진짜 예뻐지는 거잖아?’
“오랫동안 하고 싶었거든요..”
K 원장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내 고객인 오선아씨는 지난 계절보다 눈에 띄게 오뚝해진 코를 하고 나를 만나러 왔다. 그리고는 ‘한 듯, 안 한 듯’한 수술이 정말 만족스러웠다며 왜 진작 K원장을 찾아가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렇게 활기차고 자신감 있어 보이는 모습은 그를 알고 지낸 십 여 년 만에 처음 이었다.

칭찬으로 시작해서, 격려하고, 용기를 주며, 안심시키는 상담대화법. ‘한 듯, 안 한 듯 한’ 콧대가 눈에 분명히 들어오는 걸로 봐서 K원장의 외과적 솜씨는 보는 이의 판단에 맞기는 게 옳을 듯 하다. 그렇지만 미를 다루는 예민한 성형의로써 그의 마음 씀씀이와 말하는 태도는 만점 그 이상이다.

오늘도 그는 TV에 출연했다. “원래 타고난 얼굴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표정이나 분위기가 살아 있으면 더 아름다운 얼굴이 되지요. 표정과 분위기는 코와 입 꼬리에서 잘 나타납니다…”

 

불현듯 거울 앞에서 코와 입 꼬리를 유심히 살피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서 새삼 깨달았다. 성형외과의 성공은 소통에 달려있다. 상담고객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의 머릿속에 들어가 결정을 끌어내야 한다. 칭찬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격려와 용기로 결정을 하게 만들고, 안심으로 수술 전부터 신뢰를 심는 소통. 돈 잘 버는 K성형외과의 비밀은 결코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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