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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민연금 의결권]⑤'행동주의펀드와 차별화' 포인트는

  • 2019.05.08(수) 08:57

외국계 행동주의펀드 고배당 요구에 동참하지 않아
반면 주주가치 부합하는 정관변경 안건에는 '찬성표'

지난 3월 21일 열린 코스피상장사 강남제비스코 정기주주총회에는 두 가지 배당 안건이 올랐다. 회사 측이 제시한 1주당 550원과 미국계 행동주의펀드 SC펀더멘털이 제안한 1주당 4000원이었다.

국민연금의 선택은 4000원 대신 550원이었다. 수년간 남양유업과 현대그린푸드 등 일부 투자기업이 배당을 너무 적게한다고 지적해온 국민연금이 왜 이 회사 주총에선 배당을 적게 주는 안건에 찬성한 것일까.

국민연금이 투자한 상장회사 가운데 올해 정기주총에서 회사와 주주가 각각 제안한 현금배당 안건이 격돌한 사례는 강남제비스코, 세이브존아이앤씨, 현대차, 현대모비스 4곳이다.

이들 회사에서 주주제안을 한 곳은 모두 외국계 행동주의펀드였다. 흥미로운 점은 국민연금은 고배당을 요구한 주주제안 대신 회사 측이 내놓은 '평범한' 배당 안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총에선 익히 알려졌듯 미국계 행동주의펀드 엘리엇이 제안한 주당 2만원 이상의 현금배당 요구에 동참하지 않고 주당 3000~4000원을 제시한 회사 측 의견에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은 또 세이브존아이앤씨 주총에서도 미국계 헤지펀드 홀드코오퍼튜니티펀드가 제시한 주당 400원 대신 회사 측이 내놓은 주당 50원에 찬성했다.

국민연금은 이들 회사의 외국계 펀드가 제안한 현금배당은 회사의 이익규모와 재무상황 등을 고려할 때 과도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며 채택한 수탁자 책임활동 지침에는 배당과 관련, ‘회사 이익규모와 재무상황 등을 고려해 주주가치를 훼손할 정도로 과소하거나 과다한 경우 반대한다'고 명시돼 있다.

배당 안건은 아니지만 한솔홀딩스 주총에서 주주들이 제안한 유상감자 안건에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유상감자는 회사가 주주들에게 현금으로 보상을 해주는 것이란 점에서 현금배당과 일부 유사점이 있다. 주주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지만 과도한 현금유출이 뒤따른다면 기업가치 훼손 우려가 뒤따를 수 있다.

국민연금은 한솔홀딩스 주주들이 제안한 유상감자 안건에 대해 "정당한 사유없이 약 136억원의 유상감자를 통해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행동주의펀드가 제시한 안건이라도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주주 제안자가 누구든 관계없이 손을 들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세이브존아이앤씨 주총에서 미국계 헤지펀드 홀드코오퍼튜니티펀드가 제안한 고배당 요구에는 반대표를 던졌지만 정관변경 안건에는 찬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홀드코오퍼튜니티펀드는 회사나 계열사에서 횡령·배임 전력이 있는 사람은 이사가 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회사 정관에 넣자고 요구했다.

이 내용은 국민연금이 한진칼 주총 안건으로 직접 제안한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 형의 선고가 확정된 때에는 즉시 이사직을 상실한다'는 정관변경 내용과 맥락이 닿아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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