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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3가지 질문

  • 2020.03.20(금) 09:29

국회입법조사처 19일 재난기본소득 쟁점 보고서
①재원마련 ②지급대상·방법 ③실효성 검토해야

소득은 재산을 얼마 보유하고 어떤 일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기본소득'이란 재산·소득·일과 관련없이 무조건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정기적으로 일정 액을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재난'이란 말이 앞에 붙으면 예견하지 못한 재난 상황에서 모든 국민에게 무조건 일정금액을 지급한다는 얘기다.

작년 12월 중국에서 발발한 코로나19 사태가 4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물론 주요국가에서 재난기본소득 논의가 활발하게 나타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재난기본소득 50만원'을 제안한 것을 시작으로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강조했다.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한정된 재원을 전체 국민들에게 나눠주는 방식 대신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가장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총선을 앞둔 포퓰리즘 지적도 나온다.

찬반 논쟁 속에 국회입법조사처는 19일 '재난기본소득의 논의와 주요 쟁점' 보고서를 통해 ①재원확보방안 ② 지급대상과 지급방법 ③실효성 문제 등 3가지를 검토해야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입법조사처 행정안전팀 배재현 입법조사관과 박영원 팀장이 작성했다.

보고서는 재난기본소득의 가장 큰 관건은 재원확보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스위스는 2016년 전국민에게 보편적인 기본소득을 지급할지 여부를 국민투표에 붙쳤으나 76.7%가 반대해 부결됐다.

보고서는 "스위스 국민들이 기본소득에 반대한 이유는 지금보다 세금을 최소 두세 배 더 내야하는데다 현재의 사회복지제도 중 상당부분은 사라져 버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재원확보방안이 투명하고 명확하게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재난은 향후에도 유사 질병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이 있어야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의 지지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지급기준과 방법도 관건이다.

지금까지 나온 재난기본소득 아이디어는 특정계층이나 집단을 대상으로 하자는 주장,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자는 주장 등 다양하다. 지급방법도 현금, 지역화폐, 전통시장상품권, 세금감면 등 제각각이다.

보고서는 지급기준과 방법을 결정할때 행정비용문제를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2018년 시행한 아동수당이 '만 6세 이하의 아동이 있는 소득 상위 10%'를 걸러내는 데 오히려 행정비용이 더 많이 드는 모순이 나타났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재난기본소득이 실제 경기회복에 도움되는지 실효성을 따져야한다는 지적이다. 일부계층, 특정집단에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은 원칙적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소득이라기 보다는 재원마련 등 현실성을 고려한 '낮은 수준의 부분 기본소득'이다.

이러한 낮은 수준의 기본소득제도는 지금도 존재하는 제도여서 또하나의 복지제도를 추가하는 결과에 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재난은 어느 한 지역에 큰 타격을 주거나 단기간에 상황이 종료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전 국민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며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주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고, 실제 경기회복효과에 대한 면밀한 시뮬레이션을 선행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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