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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줍]도지사가 농산물 판매에 나선 사연

  • 2020.04.24(금) 09:31

이번 주 당신이 바빠서 흘린 이슈, 줍줍이 주워 드려요

최문순 도지사는 어쩌다 완판남이 됐을까

3.2.1... 10시 광클! 했지만 전 이번에도 실패했어요.

뭘 실패했냐고요? 강원도 아스파라거스 구매요.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코로나19 여파로 춘천, 화천, 양구 등 강원도 내에서 수출길이 막힌 아스파라거스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시작했거든요.

판매 물량은 아스파라거스 1kg짜리 2만 상자인데요. 가격은 1박스에 택배비 포함 7000원으로 대형마트 판매가인 1kg 기준 2만5000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에요.

일반 아스파라거스보다 통통하고 튼실하기까지 해 판매 첫날인 20일 오전 10시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강원마트'에서 풀린 2000상자가 55초 만에 동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죠.

인기가 이렇게 좋았던 건 가격 때문만이 아니에요.

이번에 판매되는 아스파라거스는 지름이 17mm 이상으로 일본 등으로 수출됐던 엄지손가락 굵기의 최상품이거든요. 실제로 강원마트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홈페이지 후기엔 실제 크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감탄을 표하는 후기들이 꽤 있어요.

티켓팅? 아니 포켓팅! 

이렇게 강원도가 농산물 '완판' 기록을 세운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에요.

지난달 11일부터 감자 특판을 벌여 2주 만에 10kg짜리 20만6000박스를 완판했고, 같은 달 30일에는 동해시에서 박스당 2만원에 2000박스 내놓은 오징어를 4시간 만에 다 팔기도 했죠.

판매 상품인 감자가 높은 인기로 판매를 시작한 지 1분도 안 돼 품절되는 상황이 잇따르자 콘서트 티켓팅 보다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포켓팅'(포테이토+ 티켓팅)이라는 합성어가 등장하기도 했어요.

감자 복불복? 감자 품질 논란 

강원도 농가를 도울 수 있고 게다가 10kg에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살 수 있어 인기를 끈 감자, 하지만 구매했던 일부 소비자은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수령한 감자의 절반 이상이 썩어있었고, 감자에 곰팡이가 펴있어 열자마자 당황했다"

"농가를 돕기 위해 좋은 마음으로 구매했기에 일부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은 납득하지만 한 박스에 멀쩡한 감자가 2-3개뿐인 것은 너무 하지 않나"라는 내용이에요.

싹이 나고 까만 저장감자  

품질 논란이 발생한 이유는 강원도가 이번에 판매하는 감자가 '저장감자'이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마트에서 볼 수 있는 노랗고 예쁜 감자는 햇감자이고요. 이 저장감자는 작년 4월 심어 9월 수확해 반년 가까이 저장고에서 시간을 보낸 감자거든요. 그래서 조금 거무스레하기도 하고 싹이 올라온 감자들을 발견할 수도 있죠.

이 저장감자들은 주로 업소용 음식 재료로 많이 나간다고 하는데요. 코로나19로 외식 불황과 식재료 감소 등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유통애 타격을 크게 입은 상황이에요.

게다가 작년 감자 생산이 역대급 풍작을 이루며 2005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확량을 보였다고 하네요. 그래서 양도 많은데 유통까지 어려워지니 강원도가 나선 상황이에요.

이렇게 팔아도 남나요 도지사님? 

10kg에 5000원. 한 박스당 50개가량의 감자가 들어가는 것을 감안했을 때 감자 한 알당 100원에 판매하는 셈인데요. 택배비 2500원, 상자값 950원과 카드 수수료를 제외하면 과연 남는 게 있을까 싶어요.

강원도청 관계자에 따르면, 택배비와 상자 값 및 수수료는 모두 강원도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판매 금액은 전액 판매자(농가)에 전달된다고 해요. 강원도 감자 산업 육성의 일부로 지원하고 있으니 농가에 돌아가는 것이 너무 적으면 어쩌나~ 하는 고민은 넣어두어도 될 것 같아요.

감자를 두고 품질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생계가 막막한 농업인들을 돕고, 소비자도 착한 가격에 맛있는 농산물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강원도의 센스 있는 행보, 칭찬해 주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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