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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줍]1일 1깡, 유행 뒤의 '밈 마케팅'

  • 2020.06.05(금) 10:23

이번 주 당신이 바빠서 흘린 이슈, 줍줍이 주워 드려요

1일 1깡, 안 해봤으면 차에 타봐

퇴근 후 여느 때와 같이 유튜브 세계를 탐험하던 중, 유튜브 알고리즘이 가수 비의 노래 '깡' 뮤직비디오를 추천해 주는 걸 발견하고 누르게 됐는데요.

아니 그런데 나온 지 2년이나 된 뮤직비디오를 왜 지금 추천해 줘? 하고 보니 조회수는 5일 기준 무려 1300만이 넘었고, 댓글은 14만 개나 돼요.

1일 1깡에 중독돼서 매일 들어오고 있다는 댓글 반응과 함께  '깡'을 재가공한 패러디 영상, 깡 1시간 반복 재생 영상, 1일 1깡 교과서까지 유튜브가 계속 추천을 해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더라고요.

인기의 이유는 '혹평'이에요. 발매 당시에는 노래와 관련해 혹평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오히려 사람들이 이 점을 부각시켜 패러디해 소비하면서 뒤늦은 인기를 끌게 된 것이죠.

뜬금없는 과거 영상 역주행의 이유

이렇게 과거 스타들이 다시 인기를 찾아 이른바 인기 '역주행'을 하는 경우들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는데요. 비 이외에도 배우 김영철과 김응수의 과거 영상이 재조명받으며 인기를 끄는 현상이 대표적이에요.

김응수는 14년 전 영화 '타짜'에서 연기한 캐릭터 '곽철용'의 명대사 "묻고 더블로 가!"라는 대사가 담긴 영상으로 100여개가 넘는 광고 제의를 받고 때아닌 리즈 시절을 누리게 됐는데요. 이 또한 앞의 사례처럼 갑자기 해당 영상이 SNS와 커뮤니티 상에서 퍼지고 각종 짤들과 영상으로 패러디되면서 나온 현상이에요.

이런 현상을 '밈 현상'이라고 불러요. '밈(meme)'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파급력을 가진 재밌는 짤, 이미지, 영상들을 의미하는데요.

밈은 영국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만들어낸 신조어에요. 원래는 문화 전달의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를 뜻했고요.

지금의 밈은 단순히 콘텐츠를 복제하는 의미에서 나아가 재가공하고 해석을 더하는 식으로 변화하고 있어요. 밀레니얼 세대가 과거 영상과 이미지를 재가공해 놀이문화로 만들고 있거든요.

지코도 블룸버그도 ‘밈 마케팅'

주류 세대가 놀이 문화로 즐기다 보니 이를 이용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많은데요. 가수 지코가 최근 발매한 '아무노래'라는 노래도 성공적인 밈 마케팅의 사례에요.

지코가 노래를 발매하며 유명 가수들과 함께 '아무노래'라는 노래의 리듬에 맞춰 단순한 안무를 따라 하는 챌린지 버전의 영상을 내놨고, 이 영상은 순식간에 퍼져 일반인들이 친구, 가족, 지인들과 어울려 만든 콘텐츠를 자신의 SNS에 올리는 흐름을 만들어냈어요. 결과적으로 노래도 함께 대히트를 칠 수 있었고요.

밈은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섰었던(중도에 경선 포기)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선거 마케팅에도 사용됐는데요. 블룸버그 선거캠프는 미국의 소셜 인플루언서 계정 운영자 그룹인 '밈 2020'과 계약을 맺고 온라인상에서 자신을 화제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게시물들을 만들어 줄 것을 의뢰했다고 해요.

게시물은 블룸버그가 람보르기니 문짝을 캐딜락에 붙일 정도로 재력이 많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악플도 많긴 했지만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가 되긴 했으니 선거 유세를 목적으로 관심을 끌겠다는 본래 목적은 달성한 셈이에요.

한화로 64조원 가량의 재산을 가진 후보가 스스로를 셀프 디스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재밌고 신선하다'라는 반응인데요. 논란 속에서도 블룸버그 선거캠프는 이런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에요.

신문이나 TV와 같은 전통 미디어의 영향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미국 대선 후보도 소셜미디어로 눈을 돌려 이런 파격적인 행보를 택하고 있는데요.  

전문가에 따르면, 밈은 수명이 짧지만 마케팅 측면에서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고 해요. 다만 유행한다고 해서 큰 고민 없이 활용했다가는 인기가 아니라 '논란'의 시작이 될 수 있으니 활용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최근 발생한 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 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에서도 밈 현상이 등장했는데요.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경찰이 지난 31일 트위터를 통해 '아이워치 댈러스(iWatch Dallas)' 앱으로 시위와 관련해 불법 시위 영상을 제보해달라고 요청하자 화가 난 트위터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K-POP 팬캠(팬들이 직접 촬영하거나 편집한 연예인 영상)을 대량으로 올려 하루 만에 해당 앱을 다운시켜 버렸어요.

영상을 통해 시위대의 얼굴을 확인하고 검열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의혹 제기를 시작으로 경찰들이 트위터를 통해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도록 사용자들이 팬캠을 홍수처럼 올려버린 건데요. 밈 현상이 사회적으로 사용된 사례라고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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