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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골프 다섯 타 줄이기 십계명]⑥볼은 평소보다 오른쪽에 둬라

  • 2019.11.25(월) 08:00

[골프워치]
늦가을 생기 잃은 잔디는 흙이나 마찬가지
평소보다 볼 반 개 오른쪽에 두고 샷을 해야

늦가을 필드엔 복병이 있다. 바로 사그라든 잔디다. 늦가을엔 잔디 위에 볼이 있어도 흙 위에 있는 것이나 다름 없을 때가 많다. 나도 이 긴 파3에서 푸석푸석한 티잉 구역을 이기지 못하고 물에 풍덩 빠뜨렸다.

늦가을 골프는 잔인한 유혹이다. 가슴 터질 듯한 푸른 하늘. 핏빛 단풍. 만추(晩秋) 필드가 나를 부른다. ‘빚을 내서라도 나가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어찌 뿌리치랴. 가슴 뛰는 그 유혹을. 앞뒤 재지 않고 달려간 그곳에서 맞보는 좌절과 아쉬움. 겪어보지 않았을 리 없다. 한해살이를 해 본 골퍼라면. ‘늦가을 골프 다섯 타 줄이는 법’을 김용준 골프 전문위원이 정리한다. 순수 독학 된장 골퍼 주제에 프로까지 된 김 위원 아니던가? 산전수전 다 겪은 그가 말하는 비결을 들어보자. 간단하지만 놓치기 쉬운 그 비결을.  [편집자]

에이, 설마? 볼 반 개가 말을 하겠느냐고? 말을 한다. 샷을 할 때 볼 위치 말이다.

공인 골프볼 크기는 4.593cm 이상이다. 볼 크기가 이보다 작으면 비공인구다. 반칙이니 진정한 골퍼가 되려면 쓰면 안 된다. 공인구와 비공인구 얘기는 머지않아 할 날이 있을 것이다.

볼 반 개라면 2.29cm남짓이다. 1인치가 채 안 되는 셈이다. 늦가을 골프에서는 이 볼 반 개가 말을 한다. 무슨 말인지 다음 얘기를 들어보라.

늦가을 잔디는 제철 잔디와는 다르다. 생기를 잃기 마련이다. 푸석푸석 하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꼿꼿하지 않다.

그 위에 놓인 볼은 어떤 상태일까? 그렇다. 잔디 위에 있다고 해도 잔디가 있으나마나 할 때가 많은 것이다. 사실상 흙 위에 놓여 있는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다.

이런 계절에는 잔디 상태가 좋을 때와는 샷도 달라야 한다. 흠. 샷이 달라야 한다고 말하면 스윙 방법을 다르게 해야 한다고 오해할 수 있겠다. 그렇지는 않다. 스윙은 그대로 한다. 다만 볼 위치를 다르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이언 샷이 특히 그렇다. 늦가을 아이언 샷은 여차하면 두껍게 맞는다. 뒤땅이 나기 쉽다는 얘기다. 잔디가 빳빳할 때는 살짝 두꺼워도 그럭저럭 맞는다. 볼 뒤 잔디를 먼저 쳤어도 클럽이 잘 미끄러지면서 볼을 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늦가을 힘없는 잔디위에서라면? 얘기가 다르다. 볼 바로 뒤는 흙이다. 잔디가 없으니까. 이럴 때 클럽 헤드가 흙을 먼저 치면? 마찰이 잔디보다는 훨씬 크다. 헤드 스피드는 급격히 줄어들고 맥 없이 볼을 때리기 십상이다. ‘철퍼덕’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기가 막히게 볼부터 찍어 치는 재주가 있는 골퍼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디봇을 크게 내지 않고 깔끔하게 쓸어치는 골퍼라면 당황할 수 있다.

그러니 애초에 볼을 조금 더 오른쪽에 두고 샷을 하는 것이 비결이다.

어느 정도 오른쪽에 둬야 하느냐고?

중급자라면 볼 반 개 정도 오른쪽에 두면 적당하다. 7번 아이언 기준으로 보통 때 몸 가운데 두고 친다고? 그렇다면 늦가을에는 가운데에서 오른쪽으로 반 개만 옮기라는 얘기다.

초급자라면? 볼 한 개 정도 오른쪽으로 옮기기를 권한다.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냐고? 그렇다. 그래서 초급자인 것이다. 볼부터 깔끔하게 치기 시작하면 이미 초급자가 아니니까.

상급자라도 반의 반 개(1cm 남짓) 정도는 오른쪽으로 옮기는 것이 지혜롭다. 나도 늦가을엔 그렇게 한다.  

하이브리드나 우드도 비슷하다. 아이언보다는 덜 옮겨도 되지만. 평소보다 약간 더 우측에 두는 것이 좋다.

참. 잔디가 좋을 때 볼 위치를 기준으로 더 오른쪽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볼 라이(볼이 놓인 상황)에 관계없이 무턱대고 몸 가운데서 반 개 오른쪽에 두고선 나를 원망하면 안 된다. 해 보고 효과가 있다면 댓글을 달아주기 바란다. 효과가 없다면? 그럴 리 없다. 내가 보증한다.  

김용준 골프전문위원(더골프채널코리아 해설위원 겸 KPGA 경기위원 &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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