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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리퍼블릭, 150억 투자 유치…다시 상장 나서나

  • 2024.04.22(월) 07:20

신생 사모펀드 상대로 전환사채 발행
4년만의 자금 조달...사업 확대 나설듯

네이처리퍼블릭이 사모펀드로부터 1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약 3년만에 자금 조달에 나섰다. 실적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 다시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이 상장을 재추진할 가능성도 나온다.

9년만의 외부 투자 유치

네이처리퍼블릭은 제2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네이처리퍼블릭은 15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조달한다. 발행 대상은 SPE스페셜시츄에이션스펀드1호로, 올해 초 설립된 신생 사모펀드 서울프라이빗에쿼티(서울PE)가 출자한 특수목적회사(SPE)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15년 4월 단행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끝으로 외부 투자를 받은 적이 없다. 로드숍 인기가 꺼지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의 실적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2015년 이후 네이처리퍼블릭이 자금을 조달한 것은 2021년 12월 딱 한 차례뿐이다. 최대주주 정운호 대표의 특수관계자인 쿠지인터내셔널로부터 50억원을 차입한 후 출자 전환한 것이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이 약 9년만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은, 어느 정도 사업이 정상화 해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정운호 대표가 '더페이스샵'을 매각한 후 두 번째로 만든 화장품 브랜드숍이다. 2015년 매출 2848억원을 기록, 브랜드숍 업계 5위까지 오르며 상장까지 추진할 정도로 승승장구 했다.

그러나 2016년 정 대표가 해외 원정 도박과 전방위 로비 의혹에 휘말려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때마침 이어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네이처리퍼블릭은 직격탄을 맞았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16년 적자로 전환했고 2021년까지 6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액도 2021년 1255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반등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22년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의 2022년 매출액은 1449억원으로 전년보다 15.4% 성장했다. 특히 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네이처리퍼블릭의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소폭 감소한 1439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이 88.1% 늘어난 4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다만 네이처리퍼블릭은 아직 계속 순손실을 내며 자본을 까먹고 있다. 이 때문에 2022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어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상장 재추진?

이번 전환사채의 전환청구기간은 내년 4월 29일부터 2027년 3월 29일까지다. 서울PE가 주식 전환을 선택하면 전환가액 1만2000원을 기준으로 125만주의 주식을 얻게 된다. 이 경우 서울PE가 보유할 지분은 총 13.1%로 네이처리퍼블릭의 2대 주주에 오른다.

최저 전환가액은 9600원으로 설정됐다. 전환가액이 하향 조정된다는 것은 그만큼 전환사채 투자자가 추후 전환될 주식을 더 많이 확보한다는 의미다. 만약 전환가격이 낮아져 서울PE가 주당 9600원에 주식 전환 선택권을 행사한다면, 네이처리퍼블릭의 주식 156만2500주를 보유할 수 있다. 이 때 서울PE의 지분율은 15.9%까지 늘어난다. 전환가액이 내려갈수록 정운호 대표의 지배력은 더 약화한다.

서울PE가 전환사채 전환 후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상승해야 한다. 따라서 네이처리퍼블릭의 상장 추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이번 전환사채 발행 조건 중 전환가액 조정과 관련해 '상장'이 언급됐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양측은 네이처리퍼블릭이 추후 유가증권시장 혹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때 공모가가 전환가격을 하회할 경우 전환가격을 공모가의 50%로 하향 조정하는 조건을 붙였다. 추후 상장 추진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상장을 위해서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실적 개선이 필수다. 전환가액 조정 조건에는 실적에 관한 내용도 들어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이 올해 1000억원 미만의 매출액, 40억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낼 경우 전환가액은 80%로 하향 조정된다.

2025년 매출액 2000억원 미만, 영업이익 80억원 미만일 경우, 2026년 매출액이 2400억원, 영업이익 120억원 미만일 경우에도 전환가액은 80%로 내려간다. 네이처리퍼블릭에게 일종의 매출액 목표치가 설정된 셈이다.

다만 지난해 1400억원대 매출액을 낸 네이처리퍼블릭이 3년 안에 1000억원의 매출액을 추가로 내기 위해서는 매년 20% 이상 성장해야 한다. 네이처리퍼블릭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처리퍼블릭은 그 동안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주력해왔다"며 "사모펀드 투자를 받은 만큼 다시 사업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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