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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앙'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

  • 2021.07.18(일) 10:00

[食스토리]생수별 '미네랄' 함량 달라
물 끓여도 '미네랄 양'에는 변화 없어

/그래픽=비즈니스워치

[食스토리]는 평소 우리가 먹고 마시는 다양한 음식들과 제품, 약(藥) 등의 뒷이야기들을 들려드리는 코너입니다. 음식과 제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모르고 지나쳤던 먹는 것과 관련된 모든 스토리들을 풀어냅니다. 읽다보면 어느 새 음식과 식품 스토리텔러가 돼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저는 예민한 미각의 소유자는 아닙니다. 물맛은 모두 똑같다고 느낍니다. 제게 있어 물은 '맛'으로 기호를 결정하는 음료가 아닌 셈이지요. 그런데 물에도 맛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물맛을 감별하고 고객 취향에 맞춰 물을 추천해주는 '워터 소믈리에'도 있고요.

물론 순수한 물에서는 아무런 맛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생수 브랜드에 따라서는 물의 맛에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물 전체에서 느껴지는 향과 목 넘김 정도, 미묘하게 느껴지는 달달하거나 짭짤한 정도가 다르다고 하는데요. 물맛을 느끼려면 혀뿐만 아니라 모든 감각을 이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맛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미네랄'입니다. 칼슘, 칼륨, 규소가 단맛을 내는 대표적인 미네랄 성분입니다. 칼륨은 지나치면 짠맛이 나지만 적당량이면 물맛을 향상시킨다고 합니다. 반면 황산염이나 마그네슘 함량이 높은 물에서는 쓴맛이 난다고 합니다. 철 함량이 많은 물에서는 녹맛이 느껴지고요. 보통 칼슘 성분이 많고 마그네슘, 황산, 염소 성분이 적은 물이 맛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미네랄이 들어 있는 물은 건강에도 좋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고 합니다. 미네랄은 몸속 신진대사를 조율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그런데 미네랄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만 합니다. 일반적으로 물에 있는 미네랄 성분이 몸에 흡수가 잘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연적으로 섭취하는 미네랄인 만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입니다.

우리가 흔히 구매하는 생수 브랜드에는 얼마만큼의 미네랄이 함유돼 있을까요. 우선 시중에 판매 중인 주요 생수 브랜드를 찾아봤습니다. 보통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생수를 구매할 때 미네랄 함량을 따져서 구매하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브랜드별 미네랄 함량을 비교해보니 생각보다 꽤 큰 차이가 났습니다. 칼슘의 경우에는 브랜드에 따라 적게는 2.5㎎/ℓ에서 많게는 87㎎/ℓ까지 들어있었습니다. 마그네슘 함유량도 1.7㎎/ℓ에서 26.4㎎/ℓ까지 다양했습니다.

특이한 점도 있었습니다. 같은 브랜드의 생수에서도 미네랄 함량의 차이가 크게 나타난 건데요. 대표적으로 에비앙 라벨 표기를 보면 칼슘 함유량이 54~87㎎/ℓ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같은 생수를 마시더라도 다른 양의 칼슘을 마실 수도 있는 셈입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브랜드별로 미네랄 함유량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같은 생수인데도 미네랄 함량에 차이가 나도 괜찮은 걸까요. 생수를 출시할 때 회사는 어떤 기준으로 미네랄 성분을 결정하고 있을까요. 생수 제조 업체에 문의해봤습니다.

업체에 따르면 생수는 수원지에 따라 미네랄 함량의 차이가 크다고 합니다. 수원지 한 곳에서 여러 브랜드 생수를 생산하기도, 하나의 생수 브랜드가 여러 수원지에서 물을 뽑아 올리기도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국내 생수 브랜드는 225개가 넘는데 국내 수원지는 56곳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생수의 제조 방식에 따라서도 미네랄 함량에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생수는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심층 암반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필터링한 '먹는 샘물'과 화학 처리한 물을 증류한 다음 각종 미네랄을 주입해 만든 '혼합 음료'가 있습니다. 같은 생수 브랜드에서도 자연에서 나오는 먹는 샘물의 미네랄 함유량 차이가 클 수밖에 없겠네요.

다만 절대적인 미네랄 함량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물은 아니라고 합니다. 각각의 미네랄 성분의 균형 있게 포함한 물이 좋다는 건데요. 지나치게 칼슘 함량이 높은 생수는 결석을 유발하거나 나트륨 함량이 높은 생수는 고혈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몸의 상태나 취향에 따라 더 잘 맞는 생수는 있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예를 들어 에비앙의 경우 칼슘과 마그네슘 함유량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나 골다공증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제주삼다수는 목 넘김이 가볍고 부드러운 게 특징인 반면 평창수는 거친 질감과 상쾌한 맛이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끓인 물을 식물에 한 달 동안 줬더니 식물이 죽었다'며 '끓인 물은 죽은 물'이라는 글을 읽은 게 떠올랐습니다. 생수를 끓이면 영양성분이 줄어들까요? 미네랄이 파괴되진 않을까요? 전문가들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명예교수는 "물을 끓여서 미네랄이 증발하거나 없어진다는 가정이 성립하려면 바닷물을 끓였을 때 소금 성분이 없어져야 한다"며 "물을 끓이면 미네랄의 농도가 높아지지만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 이런 이야기는 어디서 생겼을까요. 물을 끓이면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인 '용존산소'의 양이 줄어듭니다. 장시간 물을 끓일수록 산소가 공기 중으로 날아갑니다. 날씨가 더워져 적조로 덮인 바다에서 생물체가 죽는 것도 산소 결핍 때문이지요. 오염된 물에서 생명체가 죽어가는 것을 보고 누군가 '죽은 물'이라고 표현하면서 '뜨거운 물은 죽은 물이다'는 인식이 생겼다는 건데요.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하지만 영양소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물이 식으면서 산소의 양이 원래대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용존산소의 농도는 전적으로 온도에 달려있습니다. 따라서 수온이 낮아지면 다시 대기 중에서 산소가 물속으로 녹아들어 원래의 용존 산소 농도로 올라온다고 합니다.

최 명예교수는 "끓이거나 염소소독을 한 수돗물은 죽은 물이라는 것도 신비주의적인 비과학적 개념에 불과하다"면서 "살아있는 물이라는 의미의 생수(生水)라는 용어도 사실은 의미가 없고 영업의 방편으로 만들어진 용어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물을 끓인다고 해서 미네랄 성분이 줄어들 걱정은 없을 것 같습니다.

끓인 물과 찬 물 중 몸에 흡수가 더 잘 되는 물도 있을까요? 어디선가 끓인 물의 분자 운동성이 높아 몸에 흡수가 잘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거든요. 과학적인 연구는 더 필요하지만 최 명예교수는 물의 온도에 따라 몸속 흡수의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수분은 주로 대장(大腸)에서 흡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위장에 물이 들어가서 소장(小腸)에서 대장으로 넘어가는 동안 물의 온도가 체온과 같아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런데 물맛이 가장 맛있게 느껴지는 온도는 있다고 합니다. 물이 5℃에서 10℃ 정도일 때입니다. 물의 맛에는 미네랄뿐만 아니라 수온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온도가 높은 물은 상대적으로 물맛이 없게 느껴지죠. 게다가 뜨거운 물은 식도나 위 점막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너무 뜨거운 물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물의 효능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을 것 같은데요. 날이 더울수록 필요로 하는 물의 양도 훨씬 많아집니다. 이번 여름에는 생수를 구매하기 전에 미네랄 함량을 확인해보는 건 어떨까요.

*[食스토리]는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고픈 콘텐츠입니다. 평소 음식과 식품, 약에 대해 궁금하셨던 내용들을 알려주시면 그 중 기사로 채택된 분께는 작은 선물을 드릴 예정입니다. 기사 아래 댓글이나 해당 기자 이메일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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