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6%대 전세대출 금리에 놀란 세입자, 월세로 간다

  • 2022.12.14(수) 07:16

올해 서울 월세 비중 41.7%…2010년이후 최고
5대 은행 전세대출 잔액 한달 새 1조원 감소

현재 서울 강서구 한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 중인 최현주 씨(28)는 계약 만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자 전세를 연장할지 월세로 갈아탈지 고민에 빠졌다. 최씨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 강서구의 아파트 전세금은 4억8000원. 최 씨는 그중 3억원을 연 3.8% 금리의 전세대출로 대고 있다.

대출 연장을 알아보니 현재 적용 금리는 6.3%. 전세금이 그대로면 현재 금리 수준에서도 기존 월 이자(95만원)보다 약 63만원 많은 157만5000원을 내야 한다. 은행에서는 재계약 시점인 3개월 뒤 금리가 더 뛸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최 씨는 집주인에게 월세 전환을 제안해 전환율 5% 수준으로 협의 중이다. 보증금 1억8000만원을 남기고 월세로 120만원을 내는 식이다. 은행이자보다 적어도 월 30만원 이상 지출을 줄일 수 있고, 조건만 맞으면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도 솔깃하다.

전세대출 금리가 오르자 월세를 선택하는 세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5.19~7.33%다. 최근 우리은행이 내년 4월30일까지 약 5개월간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8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대다수 시중은행의 전세 대출 금리 상단은 7%대다. 

반면 한국부동산원 조사 기준 전국 아파트의 전월세전환율은 지난 9월 4.8%로 은행 전세대출 금리 하단보다 낮다. 대출받아 이자를 내는 것보다 월세를 내는 게 더 낫다는 의미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대체할 때 적용하는 연 환산이율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에 전세대출 이자를 내는 것보다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는 부담이 더 적다고 판단하는 세입자는 점점 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월세가 전세 이자보다 더 싼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월세 선호 현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월세 비중이 커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12월 현재(13일)까지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총 8만7460건이다. 이는 전체 전월세 거래량(20만9593건)의 41.7%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관련기사: [알쓸부잡]전세 지고, 월세 뜨는 까닭..금리 때문?(10월17일) 

지난달 시중 5대은행 전세대출도 한달새 1조원 가까이 줄었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33조647억원으로 10월 말(134조625억원)보다 9978억원 감소했다. 5대 은행 전세대출은 10월 들어 1351억원 줄며 감소로 전환했고 이어 점점 폭을 키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전세자금 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올라 전세 대출 차주 부담이 커졌다"며 "다만 최근 기준금리인상 속도의 둔화와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상 자제 등에 따른 영향으로 당분간은 큰 폭의 오름세는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