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100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냈다. 예대금리차 축소로 인해 이자 이익 감소와 대손비용 증가 등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지난해 6월 2~3% 수준에서 5% 중반 안팎으로 치솟았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들의 자산건전성 관리를 적극 유도하고 리스크관리 강화와 손실 흡수능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28일 금감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개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9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528억원으로 9년 만에 첫 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434억원의 손실을 낸 것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8956억원)와 비교하면 1년새 순이익이 9918억원 감소했다.
이는 예대금리차 축소 등으로 이자이익이 5221억원 줄어드는 동시에 대손비용이 6292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상반기 6.19%에서 하반기 6.01%, 올해 상반기 4.72%로 줄어들었다.
저축은행 79개사의 총자산과 총대출도 줄어들었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저축은행들이 일제히 대출 문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저축은행들의 총자산은 134조3612억원으로 전년말(128조5933억원)보다 4조2321억원 감소했다. 이중 총대출은 10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말 114조9745억원 대비 5조6560억원 줄어들었다. 부분별로 보면 기업 대출은 법인 대출 위주로 지난해 말보다 7.6%(5 4000억원)나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39조9000억원으로 신용대출 위주로 3000억원(0.8%) 줄었다.
자산건전성은 지난해 말 대비 크게 악화했다. 기존에 내줬던 대출의 연체 및 부실이 크게 늘어서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총여신 연체율은 5.33%로 지난해 말보다 1.92%포인트나 상승했다. 특히 지난 동기(2.60%)보다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다만 신규 연체 감소 및 저축은행들의 적극적인 상·매각의 영향으로 분기별 상승 폭은 1분기 1.65%포인트에서 2분기 0.27%포인트로 완화되는 모습이다.
기업 대출 연체율(5.76%)은 2.93%포인트 급등했다. 이중 개인사업자 대출은 연체율은 6.35%를 기록하며 6%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2분기 기업 대출 연체율 상승 폭은 0.69%포인트로 1분기(2.24%포인트) 대비 둔화됐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12월 말보다 0.38%포인트 상승한 5.12%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말보다는 5.58%보다 소폭 줄어든 모습이다. 지난 1분기 6.12%까지 치솟았던 가계 신용대출 연체율도 다시 5%대로 내려왔다.
다만 부실 채권 비율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저축은행의 NPL 비율은 5.61%로 전년 말 및 올해 1분기 말 대비 각각 1.53%포인트, 0.49%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 상승폭은 0.49%포인트로 1분기 1.04%포인트 대비 완화됐지만 여전히 지난해 상반기 3.34% 대비 높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은 전년말 대비 17.9%포인트나 떨어진 95.4%였다. 금감원 측은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정이하여신 증가 규모가 이를 상회했기 때문"이라며 "요적립액 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규제 비율(100%)을 여전히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15%로 전년 말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규제 비율(자산 1조원 이상 8%, 자산 1조원 미만 7%)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위험가중자산은 대출 감소 등으로 전년 말보다 3조8000억원 줄었지만, 자기자본은 증자 등으로 6000억원 증가한 영향이다.
저축은행 79개 사의 자기자본은 15조원으로 전년 말보다 5000억원 증가했다. 순손실 발생에 따른 이익잉여금 감소에도 증자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지고 건전성 또한 악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금감원은 건전성 제고에 나섰다.
금감원은 "올해 하반기에 저축은행의 영업 환경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저축은행의 건전성 제고 등을 위해 지속 노력할 예정"이라며 "부실채권 매각 확대, 자체 채무 재조정 활성화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적극 유도하고 리스크관리 강화 및 손실충당금 추가 적립 등도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