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심사 문턱을 높인다. 전 금융권에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을 취급하는 심사 관행을 확립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 초 각 은행이 제출한 경영 계획을 초과해 대출을 공급한 은행에 대해선 내년에 시행하는 은행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관리 계획을 수립할 때 더 낮은 DSR 관리목표를 설정토록 해 대출자산 증대를 제한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27일 가계부채 관리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올 4월부터 가계부채가 증가세로 전환한 후 7~8월 들어 증가 폭이 금감원이 예상한 수준을 벗어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가계대출은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집중되는 가운데 향후 금리인하와 주택가격 회복에 대한 기대가 맞물려 증가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은행들이 올 초 자체적으로 수립한 연간 경영계획을 이미 초과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경우 지난 21일까지 연간 경영계획 대비 실제 가계대출 증가액 비율은 150.3%이다. 경영계획을 8개월로 환산하면 200%(200.4%)를 넘는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8월이면 경영계획 대비 60%에서 많으면 80% 수준으로 증가하는 게 적절한데 이미 150%가 늘었다면 두 배 이상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를 감안해 현 시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실수요자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투기성 수요 등 불요불급한 대출 수요를 억제할 수 있도록 여신심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은행들이 추진하고 있는 가계대출 관리방안 효과와 적정성을 살펴보고 은행연합회 등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의 만기를 30년으로 제한하고 갭투자 차단을 위한 전세대출 일부를 제한하는 등 자체적으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마련한 상태다. ▷관련기사: 이복현 질책에…새 답안지 '대출한도 축소' 내놓은 은행들(8월26일)
경영 계획을 초과한 은행에 대해선 경영계획 수립과 관리 적정성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수립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각 은행별 평균 DSR을 산출하고 내년 DSR 관리 계획을 수립할 때 더 낮은 DSR 관리목표를 설정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은행이 공급할 수 있는 대출 규모가 줄어든다. 사실 상 페널티인 셈이다.
박충현 부원장보는 "은행별로 DSR 평균을 산출하고 계획대비 대출 공급 실적이 과도하면 평균 DSR을 낮추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보험과 중소금융 등 다른 업권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신속히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대출 절벽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