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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억원 투자손실'에 순항하던 신한지주 '주춤'

  • 2024.10.25(금) 15:17

[워치전망대]
3분기 순익 1조2386억…전분기비 감소
증권 파생상품 1357억 손실 반영 탓
CET1비율은 개선…4천억 자사주 취득·소각

리딩금융 탈환을 향해 순항하던 신한지주가 예상치 못한 금융사고 직격탄을 맞았다. 신한투자증권에서 파생상품 관련 13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며 성장세가 꺾였다. 내부통제 중요성을 실감한 신한지주는 시스템을 점검하고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핵심 자회사 실적은 엇갈렸다. 그룹의 주력인 신한은행은 아쉬움을 남겼고 신한투자증권은 적자를 기록하며 성장의 걸림돌이 됐다. 반면 신한카드와 신한라이프 등은 제몫을 했다.

금융사고에 따른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신한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개선했다. 이를 바탕으로 3분기에도 균등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친화정책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순항하던 신한, 금융사고에 발목

신한지주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순이익은 1조2386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9% 성장했지만 올 들어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며 고공 행진하던 것에 비해선 아쉬운 숫자다. 전 분기대비 13.11% 감소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1조2777억원)에도 다소 미치지 못한다.

다만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3조985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4.4% 앞선 상태다. 3분기 부진에도 상반기 호실적이 버텨주고 있는 모습이다.

신한지주 순이익 및 순이자마진

이자이익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3분기 이자이익은 2조855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2% 증가했다. 상반기부터 이어진 은행 대출자산 성장 효과가 컸다. 그룹(1.95%→1.9%)과 은행(1.6%→1.56%) 모두 순이자마진(NIM)은 다소 하락했지만 대출자산 증대로 이를 보완했다.

문제는 비이자이익이다. 예상치 못한 금융사고에 발목이 잡혔다. 금융지주 내 신한투자증권에서 파생상품 거래 손실 1357억원이 발생한 탓이다. 여기에 해외 대체투자 관련 보수적 평가를 통해 인식한 손상 등으로 전분기보다 25.6% 급감한 8278억원에 그쳤다. 누적 기준으로도 작년보다 0.1% 줄어든 2조9423억원으로 집계됐다.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관련 충당부채 등을 반영한 3분기 누적 영업외이익 부문에선 3634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신한은행이 홍콩 H지수 관련 충당부채로 2740억원 손실을 반영한 가운데 2분기 H지수 회복으로 913억원을 환입했지만 3분기 중 신한투자증권 지분법 평가손실과 은행 기부금 등의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자산 건전성은 횡보 상태다. 카드 연체율은 1.33%로 전분기보다 0.11%포인트 하락하며 개선됐지만 은행은 0.28%로 0.02%포인트 상승하며 악화됐다.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0.25%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지만 중소기업(소호 포함) 연체율이 0.39%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건전성 지표는 적극적인 상·매각을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게 신한지주 입장이다.

은행 '주춤', 증권 '추락'

주력인 신한은행의 이익은 지난해보다는 성장했지만 전 분기에 비해선 뒷걸음질쳤다. 

신한은행 3분기 순이익은 1조49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2% 증가, 전 분기와 비교하면 6.7% 감소했다. 3분기 누적으로는 전년 같은기간보다 19.4% 성장한 3조1028억원을 기록했다. 

대출자산 증가로 인한 이자이익 성장, 유가증권 관련 손익 증가에 따른 비이자이익이 늘었음에도 2분기에 반영됐던 홍콩 H지수 ELS 관련 충당부채 환입 효과 소멸로 영업외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그룹 내 골칫거리가 됐다. 3분기에는 16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누적 기준 순이익은 1904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대비 14.8% 감소했다. 

주식 위탁수수료가 감소한 상황에서 파생상품 거래 손실 영향이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

신한카드는 3분기 1734억원의 순이익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3.9% 증가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17.8% 늘어난 5527억원이다. 신용판매와 할부, 오토리스 등 영업수익이 고르게 증가했다.

신한라이프 3분기 순이익은 1542억원, 누적 기준으로는 467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9.2% 늘었다. CSM (보험계약마진)상각액 증가 등 보험손익이 개선됐다. 9월말 기준 보험계약마진은 7조원, K-ICS비율 잠정치는 230%이다.

한편 신한지주 3분기 말 기준 CET1비율은 13.13%를 기록했다. 위험가중자산(RWA)은 대출자산 성장 등으로 전분기보다 4조1000억원 늘었고, 분기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CET1비율 하락 요인이 있었지만 안정적인 실적으로 CET1비율이 소폭(0.07%포인트)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신한지주는 분기 균등 현금배당 540원을 유지했다. 아울러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결정했다. 이번 자사주 취득·소각 중 2500억원은 연말까지, 1500억원은 내년 초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증권 파생상품 거래 손실 등 비이자이익 위축에도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 대손비용 관리와 비용 효율성 개선으로 견조한 이익 체력을 유지했다"며 "다각화된 그룹 포트폴리오를 통한 수익력 개선으로 그룹 펀더멘털을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파생상품 손실에 대해선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며 "고객 신뢰와 단단한 내부통제가 금융업 본질이라는 점을 되새기며 원점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고 고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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