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핵심 자회사인 하나은행이 성장을 주도한 가운데 이자이익이 아닌 비이자이익을 앞세운 성과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이를 바탕으로 보통주자본비율(CET1) 비율도 개선됐다. 하나금융은 CET1비율은 13~13.5%로 관리한다는 구상 아래 주당 600원 분기배당과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책도 결정했다.
비이자이익으로 '역대 최고' 달성
하나금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순이익은 1조1566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전년 같은기간보다 20.4% 증가한 것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앞선 2분기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한 분기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도 3조225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3% 성장했고, 역대 최고 실적이다.
시장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하나금융 순이자마진(NIM)도 다른 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하락했다. 3분기 기준 하나금융 순이자마진은 1.63%, 하나은행은 1.41%로 전 분기대비 각각 0.06%포인트 0.09%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다른 금융지주들이 마진 하락을 대출자산 증대로 보완하며 이자이익을 크게 늘린 것과 달리 하나금융은 비이자이익에서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하나금융 3분기 이자이익은 2조195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6% 증가하는데 그쳤고,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8조3822억원으로 작년보다 0.9% 감소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3분기 4147억원으로 2분기에 비해선 1% 감소했지만 3분기 누적으로는 작년보다 11.9% 증가한 1조5475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은행 IB 수수료 증가와 퇴직연금 및 운용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 기반 확대, 신용카드 수수료 증대 등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 결과"라고 설명했다.
주요 자회사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그룹 성장을 주도했다. 하나은행 3분기 순이익은 1조299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3.5% 뛰었다. 3분기 누적으로도 전년보다 0.5% 증가한 27808억원을 기록했다. 이자이익 감소에도 IB 수수료와 유가증권 트레이딩 실적 개선 등의 효과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아킬레스건이던 하나증권도 조금씩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하나증권은 작년 3분기 누적으로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81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는 44.8% 증가한 1844억원의 이익을 냈다.
반면 하나캐피탈과 하나자산신탁은 작년보다 각각 36.6%, 13.4% 감소한 1212억원과 568억원의 누적 순이익에 그친 상태다.
자사주 매입·소각 적극…3년 후 주주환원율 50%
하나금융은 이날 주주환원을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공개했다. 기업 밸류업 3대 핵심 지표로 주주환원율과 CET1비율,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선정했다.
우선 주주환원율은 2027년까지 5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금배당과 함께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확대해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가치(BPS) 등 주요 지표를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분기 균등배당으로 배당 일관성을 향상시키기로 했다.
주주환원 기반이 되는 CET1비율은 13~13.5% 구간에서 관리하고 해당 구간에선 주주환원 정책을 일관되게 이행한다. CET1비율 산정 근거인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 목표를 명목 GDP 성장률 수준으로 제시해 자본관리와 주주환원 정책을 구체화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ROE를 10% 이상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그룹 중점추진 과제 항목에 밸류업 계획 반영 등 기업가치 제고 계획 내재화를 통해 실질적인 이행을 담보하고 매년 이사회 중심 점검과 평가도 실시한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부사장)는 "2027년 주주환원율 50% 달성 목표는 해마다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목표 구간 CET1비율을 삼고 안정적으로 주주환원을 유지한다는 게 다른 금융사와의 차이점"이라며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이행되도록 조직에 내재화 하고 경영진에 대해서도 RoRWA 중심 경영을 위해 관련 KPI(업무성과지표)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나금융은 이날 주당 600원의 분기 현금배당,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앞서 실시한 3000억원을 포함해 연간 4500억원 규모다. 1500억원도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