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운영 중 1300억원대 손실을 낸 신한투자증권의 수장이 바뀐다. 김상태 현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임기가 아직 1년 남아있지만 ETF LP의 대규모 손실사태 책임으로 사임했다.
신한금융지주는 5일 서울 세종대로 본사에서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자회사 CEO 후보자 추천 결과를 발표했다. 신한지주가 고강도 인적쇄신을 통한 조직 체질 개선을 강조한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의 새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이선훈 현 신한투자증권 부사장이 올라왔다.
이선훈 부사장은 1999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해 영업추진부장, 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2020년 신한투자증권 부사장에 올랐다. 이후 2022년 SI증권의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뒤 2024년부터 다시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부문 겸 자산관리사업그룹의 부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김상태 현 대표는 내년말까지 임기가 남았지만 금융사고에 책임지는 차원에서 자진 사임했다. 특히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한 지 1년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0월 ETF LP 업무를 위해 헷지용 장내 선물매매를 하던 중 목적에 벗어난 거래로 1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담당 직원들은 무리한 차익거래로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숨기기 위해 스왑거래(계약에 따라 정해진 시점에 자금이나 자산을 교환하는 거래)계약을 체결했다고 허위 보고했고, 이를 회사는 두 달간 인지하지 못하다가 내부감사를 통해 뒤늦게 사건을 적발했다.
금융감독원은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현장조사에 들어갔고 내부통제 미비와 단기실적 중심의 성과보수체계가 이번 사태의 핵심원이이라고 지적하면서 제재 등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예고한 상황이다. 김상태 대표는 5일 아침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 주재로 열린 증권사 대상 긴급현안 간담회에도 참석하지 않으며 대표 교체 가능성을 암시했다.
신한금융지주는 "그동안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에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한 상황인 만큼 신임 사장에게는 전사리스크 관리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수행이 더욱 강조되는 상황"이라며 "김상태 대표의 사임으로 내부를 수습하고 체질개선을 주도할 후임 CEO로 신한투자증권 이선훈 부사장이 추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선훈 부사장은 현재 파생상품 사고 관련 후속조치를 위한 '위기관리 정상화 TF'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조직을 쇄신하는데 가장 책임자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선훈 대표이사 사장 후보자는 자격요건 및 적합성 여부 등에 대한 검증을 거쳐 향후 열릴 신한투자증권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