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신기록 행진이다. '갤럭시S9' 조기 출시 덕분에 스마트폰 사업도 기지개를 켰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60조5600억원, 영업이익 15조640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6일 발표한 잠정실적 수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매출은 전기대비 8.2% 줄었지만 전년동기에 비교하면 19.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3.3%, 전년동기대비 58.3% 각각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5.8%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주역은 반도체였다. 서버에 탑재하는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올해 1분기 11조5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55.6%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스마트폰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모바일용 낸드플래시가 주춤했지만 클라우드 서버 등 고용량 저장장치 덕분에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D램도 고용량 서버 수요가 미국에서 중국시장으로 확대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시스템 LSI 사업 역시 모바일 프로세서, 이미지센서 등 주요 부품의 공급 증가로 역대 최대실적에 기여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부문은 3조7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갤럭시S8 효과로 지난해 2분기 4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이다. 갤럭시 S9와 S9+ 신모델을 올해 3월 조기 출시하고 갤럭시 S8 등 기존 모델도 꾸준히 팔리면서 IM부문의 실적이 개선됐다.
다만 2분기에는 고가 스마트폰 시장 수요 정체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애플의 '아이폰X' 등의 판매저조로 영업이익이 4100억원에 그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한다. 여기에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뚝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 향상을 통해 경쟁력 확보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고객사 확대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전(CE부문)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800억원으로 2015년 2분기 이후 가장 적었다. 프리미엄 TV 판매는 늘었지만 중저가 TV 라인업 축소 등의 재편 작업과 생활가전의 수익성 둔화로 실적이 나빠졌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국 신규 가전공장 가동으로 비용이 발생한 점도 부담을 줬다.
한편 삼성전자는 원화 강세로 올해 1분기에는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약 6000억원 수준의 부정적 환율 영향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2분기에는 반도체 호황에도 불구하고 디스플레이 패널과 스마트폰의 수익성 하락으로 1분기보다 실적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2분기 삼성전자가 15조80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눈높이를 낮춰줄 것을 요구한 셈이다.
올해 1분기 시설투자 금액은 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에 7조2000억원,디스플레이에 8000억원 등을 쏟아부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투자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플렉시블 OLED 생산 확대와 신기술 개발, 시장 성장 대비를 위한 시설 투자가 급증한 지난해에 비하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