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정유와 화학제품 모두 공급과잉과 수요약세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실적 악화로 순이익이 줄면서 배당금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우울한 실적
S-OIL은 31일 지난해 연매출(이하 연결기준) 24조3942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4.2% 줄어들었지만 3년 연속 20조원대는 지켰다.
연간 영업이익은 4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9.8% 줄었다. 2년 연속 1조원대를 밑돌았다. 영업이익률은 2016년 9.9%에서 지난해 1.8%까지 주저 앉았다. 당기순이익은 865억원으로 66.5% 줄었다.
기간을 좁히면 영업이익 부진의 골이 더 깊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조4763억원으로 전년동기, 전기보다 각각 5.6% 줄고 3.9% 늘었다. 영업이익은 386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흑자로 전환했지만, 전기 대비 83.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0.6%로 전분기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정유 사업이 특히 부진했다. 영업손실이 253억원으로 15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전년동기 대비 약 583억원이 빠졌다.
수요와 공급 양측면에서 타격이 컸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인해 얼어붙은 소비심리, 여기에 미국 정유사들이 값싼 자국 '셰일 오일'을 기반으로 휘발유, 경유 등을 뽑아내고 중국이 정유사업 자급화 정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해 S-OIL을 움츠러들게 했다.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3509억원에서 2550억원으로 27.3% 감소했다. 중국 기업의 합성섬유 중간원료 파라자일렌(PX) 설비 신·증설로 인한 공급과잉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 윤활유에 넣는 윤활기유 사업은 수요부진으로 영업이익이 14.1% 줄어든 2195억원으로 집계됐다.
◇ 순이익 급감…배당재원 '위태'
이번 실적악화로 배당금도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S-OIL의 연간 순이익은 865억원으로 1년 전 대비 66.5% 줄었다. 적자탈출에 성공한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배당금은 순이익과 뗄 수 없는 관계다. 기업들이 주주들에게 얼마만큼 이익을 환원하는지를 측정하는 배당성향은 순이익을 분모로, 배당금 총액을 분자로 잡아 계산된다.
S-OIL은 한때 '배당왕'으로 불렸다. 주식 시가 대비 배당률이 높아서다. 2014년 순손실을 본 뒤 시가배당률이 보통주는 7.31%, 우선주는 10.83%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실적이 나빠지기 시작한 2018년부터 1%대 언저리로 고꾸라졌다.
작년 중간 배당금은 배당성향이 65.54%로 전년 대비 상승한 데도 불구하고 시가배당률은 낮았다. 순이익이 쪼그라들어 그만큼 배당 재원도 줄어서다. 지난해 성적표를 기준점으로 책정되는 결산 배당금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S-OIL은 지난달 "2019~2020 사업연도의 배당성향을 30% 이상으로 유지할 생각이다"며 "다만, 경영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경우 변경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