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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폰, OFF]찰나의 영광 뒤, 고질병된 '적자'

  • 2021.04.08(목) 15:30

스마트폰 시장서 후발주자로 살아남기
피처폰 강점 도입한 반전 시도도 물거품

▷관련기사 : [LG폰, OFF]피처폰 흥행신화의 역설(4월6일)

애플 아이폰으로 시작된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에도 굳건히 피처폰 시장을 지키던 LG전자가 절치부심에 나선 것은 2012년부터다. 2010년 '옵티머스' 브랜드를 내걸고 여러 제품을 내놨지만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다.

반전의 시작은 2012년 선보인 '회장님 폰'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옵티머스 G'였다. 판매 시작 한 달여 만에 글로벌 50만대 판매를 돌파했고, 미국 컨슈머리포트 평가에서 LG 스마트폰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3'와 애플의 '아이폰5'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 덕에 LG전자 MC사업본부는 적자에서 벗어나 2011년 4분기 7개 분기 만에 흑자를 내면서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 'G 시리즈'로 재기 꿈꿨지만

스마트폰 시장 장악 속도를 내기 위해 LG전자는 2011년 11월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1조원의 자금 중 4625억원을 MC사업본부의 R&D(연구개발)에 투자했다. 4G(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단말기 및 선행 기술과 스마트폰 개발 및 생산 등에 투자해 스마트폰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었다.

그래서 출시된 것이 옵티머스G의 영광을 이은 'G' 시리즈다. G시리즈는 당시 LG전자 스마트폰 최상위 제품이었다. 2013년 8월 출시된 G2는 LG전자를 스마트폰 세계 판매량 3위 업체로 도약시켰다. 2012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와 애플, HTC 등에 밀려 6위를 기록했던 LG전자엔 고무적인 성과였다.

MC사업본부 실적도 다시 살아나는 듯했다. 2011년 4분기 적자에서 벗어난 뒤, 2012년 연간 실적도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듬해에는 매출은 전년 대비 16.2%, 영업이익은 20.5% 늘리며 선방했다. 

이어 G3가 공개된 2014년에는 MC사업본부가 다시 한번 LG전자의 실적 견인차 구실을 했다. 2014년 MC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3119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또 그해 LG전자는 59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연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4760만대를 팔았던 전년 대비 24% 늘어난 수준이자,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0년 이래 최대 실적이었다.

◇ 기쁨은 짧고 적자는 길었다

하지만 전성기는 짧았다. 2015년 4월 스마트폰 뒷면에 천연가죽을 입은 G4를 출시했지만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메인보드 결함 등 여러 성능 문제도 불거졌다. 이에 더해 국내에서 이동통신단말장치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되면서 LG전자의 가성비 전략까지 힘을 잃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20%대에서 절반으로 곤두박질쳤다.

LG전자는 애초 제품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단통법을 적극 찬성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이 급감하자 9개월여 만에 단통법의 핵심인 '지원금 상향제' 폐지를 정부에 건의해야 했다. 

2016년 2월에는 기기 간 결합이 가능한 '모듈 방식'의 스마트폰인 G5를 출시했지만, 이 제품 역시 품질 문제로 흥행에는 실패했다. 스마트폰 사업 적자가 고질병이 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 1분기도 적자로 추정 된다. 2분기부터 회계 처리에서 제외되는 것을 고려하면 MC사업본부는 24분기 연속 적자를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관련기사: 폰 버린 LG전자 'LG폰' 시대 최고실적 갈아치웠다(4월7일)

◇ 사라진 턴어라운드의 꿈

LG전자는 적자에서 시달리던 24개 분기, 즉 6년 동안 흑자 전환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제품 측면에서의 전략은 피처폰의 성공 전략을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LG전자가 성공을 거둔 초콜릿폰, 프라다폰 등의 피처폰은 독창적인 디자인과 강력한 하드웨어를 내걸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LG전자는 이 전략을 스마트폰에도 적용하며 실험적인 제품을 내놨다. 지난해 출시해 LG전자의 마지막 스마트폰이 된 'LG윙'이 대표적이다. LG윙은 화면을 옆으로 돌리는 '스위블'이라는 새로운 폼팩터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판매는 부진했다. 전작인 'LG벨벳' 역시 하나의 브랜드보다는 스타 모델을 만들려는 노력이었으나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관련기사: LG전자가 가로본능 '윙'에 거는 절박한 기대(2020년 9월14일)

그 외에도 LG전자는 사업구조 개선을 통해 사업부 실적을 끌어올리려는 전략도 펼쳤다. 2019년에는 경기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에 있는 'LG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 분위기 속에서 수익성 개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었다.

인력 효율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MC사업본부 인력을 LG전자 내 다른 사업본부와 LG 계열사로 보내는 인력 재배치도 진행했다. 동시에 적은 인력으로도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ODM(제조사개발생산)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도 구사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끝내 흑자 전환에는 실패하고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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