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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안전한 원자로가 있다?

  • 2021.07.11(일) 09:30

[테크따라잡기]
중소형원자로 SMR, 2035년 620조 성장
전세계 적극 투자하고 있지만 국내서는…

세계 주요국들이 '탄소중립' 대안으로 중소형 원자로(SMR)에 주목하고 있어요. 아직 신재생에너지만으론 탄소중립 실현에 한계가 있어서죠. 국내도 최근 SMR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어요. 지난 5월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해외원전 시장 공동진출'에 합의를 했고요. 최근엔 더불어민주당에서도 SMR 필요성에 대해 언급해 그동안의 '탈원전' 기조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죠.

국제 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SMR은 71기라고 하는데요. 그중 미국 원자력 규제기관인 NRC(Nuclear Regulatory Commission)로부터 설계 인증을 최종 완료한 곳은 미국 원전회사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의 SMR이 유일하대요. NRC의 설계 인증은 최고 수준의 인허가래요. 그래서 이번 '테크따라잡기'에서는 뉴스케일 파워의 SMR을 중심으로 소형원자로 기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자료는 두산중공업의 'NuScale 자료'를 참고했어요.

작은 원전이 안전하다

SMR은 Small Modular Reactor(소형 모듈 원자로) 또는 Small Medium Reactor(중소형 원자로)의 줄임말이에요. SMR의 평균 발전용량은 300MW 이하로 대형 원전(1000~1400MW)의 5분의 1 수준이에요. 뉴스케일 파워의 SMR 모듈 1대의 전기 최대 출력은 60MW래요. 최대 12대까지 설치가 가능한데요. 모듈 수를 최대로 늘리면 720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거죠.

SMR과 대형 원전은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으로 구성돼요. 차이가 있다면 SMR은 이런 기기들을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된 원자로 모듈 형태로 집약시켰다는 거예요. 크기는 대형 원전의 150분의 1 수준에 불과해요. 

/사진=두산중공업 제공

크기가 줄어드니 건설 기간과 비용도 줄겠죠. 대형 원전은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등을 현장에 설치한 후 주배관에 연결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복잡하대요. 또 대형 원전은 외관상 특징인 거대 콘크리트 돔을 건설하는 데에도 시간과 비용이 들죠. SMR은 모듈 자체가 격납 용기를 포함하고 있어 별도의 돔이 필요 없어요. 제조와 조립도 공장에서 가능하대요.

원전은 늘 안전성 문제에 민감하죠. 한번 사고가 나면 방사능 대재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에요. '체르노빌 원전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되죠. 체르노빌의 경우 사고가 발생한 지 40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도 후유증을 겪고 있고요. 후쿠시마 원전은 오염수 방수 문제로 주변국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죠.

SMR은 안전할까요? 원전의 중대 사고 발생 가능성은 노심 손상 빈도(CDF, Core Damage Frequency)라는 지표를 기준으로 해요. 이 기준으로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사고율이 3000분의 1수준이래요. 대형 원전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거죠.

SMR은 주로 지하에 있는 거대한 수조 속 저장수에 잠긴 상태로 운전돼요. 쓰나미나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로 전력이 끊기거나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수조의 물이 냉각수 역할을 해 모듈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힐 수 있어요. 

여기에 SMR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아요. 지구 온난화와 같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죠.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백업 전원(back-up)으로도 적합해요. 풍력, 태양광 발전의 경우 기상 상황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잖아요. SMR은 이런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다는 것이죠.

부지확보에도 유리해요. 원전을 건설할 땐 방사능이 밖으로 누출됐을 때를 대비해 방사선 비상 계획 구역을 정해요. 일반적으로 대형 원전의 비상 구역은 원전을 중심으로 반경 16km 지역으로 설정하는데요. 뉴스케일 파워의 SMR은 비상 계획 구역이 가로·세로 230m 수준에 불과하대요.

앞서가는 미·중·러… 한국은 소극적

영국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5년까지 SMR의 시장 규모가 최대 620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전 세계 국가들이 SM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죠. 그 중 가장 적극적인 곳은 미국, 중국, 러시아예요.

미국 정부는 '원자력 전략비전'에 따라 차세대 원자로 기술과 SMR 개발에 향후 7년간 32억달러(약 3조6000억원) 투자를 확정했어요. 민간 분야에서도 활발히 SMR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빌 게이츠가 설립한 첨단 원자로 회사 테라파워(TerraPower)는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해 2030년까지 SMR을 가동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세웠어요.

/사진=두산중공업 제공

중국과 러시아는 해양부유식 SMR에 주목하고 있어요. 중국의 경우 '제14차 5개년계획(2021~2025년)'의 과제 중 하나로 해상부유식 SMR을 선정하고 개발을 진행 중이에요. 러시아는 이미 세계 최초로 부유식 SMR을 상용화하고 작년 5월부터 일부 지역에 전력 공급을 시작했어요.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SMR 개발에 소극적인 편이에요. 한국은 다목적 소형원자로 '스마트(SMART)'를 개발해 지난 2012년 표준설계인증까지 획득했는데요. 하지만 정책지원이 지연된 탓에 상용화에 난항을 겪고 있어요. 작년 12월부터 혁신형 SMR 개발에 8년간 4000억원 투자를 하기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 중인데요. SMR 개발을 위한 투자금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요.

지난달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탄소중립에 주어진 시간과 일조량, 풍량, 수자원 등이 부족한 우리나라 상황 상 SMR을 확대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죠.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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