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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이 보이는 '이 장갑' 뭘로 만들까

  • 2021.07.18(일) 08:05

[테크따라잡기]
의료용 장갑소재 '니트릴 부타디엔 라텍스'
천연 라텍스보다 잘 늘어나고 덜 찢어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끝날 듯, 끝나지 않고 있는 요즘이에요. 코로나는 우리 일상에서 많은 것을 앗아갔지만, 한편으로는 이를 계기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들도 있어요. 석유화학산업이 대표예요. 달라진 환경에서 새로운 소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니 여러 가공업체에서 주문이 끊이질 않는대요.

'니트릴 장갑'도 그중 하나죠. 다들 많이 보셨고, 또 손에 끼워보시기도 했을 거예요. 니트릴 장갑은 과거에는 수술실이나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특수 장갑이었는데요.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의료용·실험용 장갑 수요가 폭증했고, 화학사들은 장갑업체의 쏟아지는 주문에 맞춰 이 장갑을 만드는 원료소재의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거죠.

지난 2월26일 서울 성동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는 의료진 손에 끼워진 '니트릴 장갑'/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바이러스 관련 질병 검사 시 'NBL'을 원료로 한 니트릴 장갑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해요. 이 소재가 치명적인 물질이나 전염성이 높은 질병을 검사할 때 물질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철벽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래요. 니트릴 장갑의 핵심 원료인 NBL이란 무엇일까요?

'NBL'이 뭐길래

NBL은 '니트릴 부타디엔 러버 라텍스(nitrile butadiene rubber latex)'의 약자예요. NBR 라텍스, NB 라텍스 등으로 부르기도 해요. 어쨌든 라텍스의 일종이죠. 라텍스는 미세한 고분자 입자가 수용액 상에 분산돼 있는 형태의 물질을 말하죠. 원래 나무 수액(樹液)을 의미하는 말로 처음 사용됐다고 해요. 쉽게 말해 고체 고무의 원료가 되는 끈끈한 액체라고 볼 수 있죠.

라텍스는 크게 고무나무와 같은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라텍스(Natural Latex)와 석유 화학 원료로 합성한 고무입자로 만든 합성 라텍스(Synthetic Latex)로 나뉘어요. 천연 라텍스는 자연 친화적이라는 인식이 있어 주로 신체와 접촉하는 제품에 주로 사용돼요. 침구류나 고무장갑, 젖병(꼭지) 등이 대표적이죠. 씹는 껌에 사용되는 탄성 재료 또한 치클 나무에서 나온 라텍스라고 하네요.

하지만 천연 라텍스는 특유의 단백질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요. 또 값도 비싸고요. 그래서 대체재로 사용되는 것이 합성 라텍스예요. 합성 라텍스는 대량 생산이 가능해 천연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죠.

합성 라텍스는 원료에 따라 천연 라텍스를 일부 섞기도 하고, 100% 화학 소재를 혼합하기도 하는데요. NBL은 라텍스 원료에 부타디엔(Butadiene)과 아크릴로나이트릴(AN, Acrylonitrile)등을 섞어 만든 합성고무 소재예요. 부타디엔은 자동차 타이어, 신발 등의 원재료로 활용되는 합성고무 및 합성수지의 제조 원료예요. 아크릴로니트릴은 아크릴 섬유, 플라스틱 등의 원료가 되는 합성 소재죠.

NBL은 라텍스와 다른 원료를 섞어 만들었기 때문에 천연 라텍스에 비해 알레르기로부터 자유로워요. 강도는 20% 정도 뛰어나고요. 사용 가능 기간도 2.5배 길어 일회용이 아니라면 환경 측면에서도 유리하겠죠.

LG화학 NBL. /사진=LG화학 제공

병원에서 검사, 수술과 같은 의료 행위를 할 때 감염 예방을 위해 니트릴 장갑을 사용하는데요. 이 일회용 장갑은 의료진의 손끝으로 전해지는 느낌이 매우 중요하죠. 또 장갑을 착용하고도 섬세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손에 꼭 맞으면서도 움직임까지 부드러워야 하죠. 의료용 장갑을 얇고 부드러우면서도 잘 찢어지지 않는 NBL로 만드는 이유예요.

특히 NBL은 물질이 침투하지 못하는 내침투성이 뛰어나요. 잡아당기는 힘에 견딜 수 있는 인장강도도 높고, 기름의 작용을 잘 견뎌내는 내유성도 우수하다고 해요. 니트릴 장갑이 의료용뿐 아니라 산업용, 요리용으로도 폭넓게 사용되는 이유죠.

의료용, 주방용 넘어 어디까지?

지난 12일 LG화학은 한국과 중국, 말레이시아에서 NBL 공장 증설을 추진해 수년 안에 연간 73만톤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이는 지난달 말 NBL 시장 세계 1위 금호석유화학이 24만톤 규모의 공장 증설을 결정한 것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분석이 많아요. 금호석화는 올해 말 NBL 생산능력 71만톤, 2023년 말까지는 95만톤을 갖추는 게 목표래요.▷관련기사: '연 4000억장 필요하다는 니트릴 장갑'…금호·LG 각축(7월16일)

특히 LG화학의 경우 전세계 NBL 시장에서 3위지만, 제품 품질 측면에서는 우수하다고 자부한대요. 항상 고객만족도 1위를 유지한다는데요. 그 비결은 타 제품에 비해 인장 강도가 높아 더 얇고 부드러울 뿐 아니라 균일한 품질관리가 이뤄진 덕이라고 하네요.

국내 화학사들은 니트릴 장갑이 코로나 감염 차단을 위한 의료 용도로 사용이 급증했지만,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위생 의식이 강화돼 필수적인 위생용품 소재로 인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생산능력을 키우는 것이죠.

말레이시아 고무장갑제조연합회(MARGMA)에 따르면 니트릴 장갑의 수요는 연평균 19%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무려 올해 2064억장에서 2024년 4109억장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이는 전체 일회용 러버 글로브(고무장갑)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수준이래요.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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