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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삼성의 역습…HBM4 판 뒤집을까

  • 2026.02.16(월) 14:00

엔비디아 공급 확보…반격 신호탄
1c·4나노 결합 '기술 상향' 전면화
전문가 "관건은 수율과 양산 안정성"

삼성전자 HBM4 제품./사진=삼성전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기점으로 다시 요동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2일 세계 최초 HBM4 양산 출하를 공식화하며 주도권 경쟁에 불을 지폈다.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 공급선까지 확보, HBM3E 세대에서 밀렸던 흐름을 되돌릴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기술 우위를 내세우는 것만으로 판세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수율과 양산 안정성까지 입증해야 비로소 시장의 판단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HBM3E 열세 만회 시험대

이번 HBM4의 승부수는 '기술 상향'이다. 삼성전자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선제 적용하고 베이스 다이에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결합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갖춘 종합반도체기업(IDM) 구조를 앞세운 전략이다. 설계·생산·패키징까지 전 공정을 통합 최적화해 성능과 수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성능 수치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 HBM4는 동작 속도 11.7Gbps를 안정적으로 구현했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기준인 8Gbps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최대 13Gbps까지 확장이 가능해 주요 고객이 요구한 11Gbps를 상회한다. 입출력(I/O) 핀 수를 2048개로 늘린 차세대 구조에서도 전력과 발열을 제어했고, 에너지 효율은 전 세대 대비 약 40% 개선했다. AI 모델 대형화로 가속화되는 데이터 병목을 겨냥한 설계라는 평가다.

엔비디아 공급 개시는 상징성이 크다. HBM 시장에서 최초 발표 못지않게 중요한 변수는 AI 가속기 업체의 채택 여부다. 개발 과정에서 성능 상향을 요구하는 테스트가 있었지만, 설계 변경 없이 공정 최적화로 이를 충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산 직전 단계에서 재설계가 없었다는 점은 일정 수준의 수율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HBM3E 세대에서는 삼성전자의 입지가 제한적이었다. 지난해 엔비디아향 HBM3E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70% 중반대 점유율로 주도권을 쥐었고 마이크론이 20%대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HBM4는 이 구도를 뒤집을 수 있는 첫 시험대로 평가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삼성이 HBM4에서 처리 속도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경쟁사 대비 기술 우위를 분명히 하겠다는 신호"라며 "HBM3E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성능 상한선을 끌어올린 전략으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점유율 '40%' 시나리오

HBM4를 기점으로 메모리 3사의 전략 차이는 선명해졌다. 시장은 사실상 3사 경쟁 체제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검증된 1b 계열 D램 공정을 기반으로 안정성과 수율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1c D램과 4나노 공정 조합을 앞세워 성능 상한선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했다. 안정성을 우선한 접근과 성능 상향을 택한 승부수가 정면으로 맞서는 구도다.

다만 이번 출하가 대규모 증산으로 직결될지에 대해선 신중론도 감지된다. 이 교수는 "HBM처럼 세대가 전환되는 제품은 초기 출하 이후 생산 안정성을 점검하며 단계적으로 물량을 확대해 나간다"며 "생산 규모 역시 점진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향후 물량 확대의 속도다. 이 교수는 "성능이 다소 앞선다고 해서 승부가 갈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전력 효율과 수율, 공급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물량을 넘어 안정적으로 생산 규모를 키울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결국 수율과 양산 안정성이 뒷받침돼야 고객사가 본격적으로 물량을 늘린다"고 덧붙였다.

업황은 삼성전자에 우호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I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삼성 메모리 출하량의 약 70%를 흡수하고 있는 구조다. 단기간 내 대규모 증설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생산 여력을 확보한 업체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다.

1c D램과 4나노 공정 결합 효과가 기대치를 웃돌 경우 HBM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 HBM4의 성능이 시장 기대를 상회하면 점유율이 40%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3분기 20%대 초반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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