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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못 따라잡는 충전 인프라…'중속' 충전기에 쏠린 눈

  • 2026.02.20(금) 06:50

인프라 확대 대비 전기차 보급 속도 훨씬 빨라
급속 아닌 중속 충전기 주목…지원 상대적 미미

올해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100만대를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이 예고되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충전 인프라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타개책으로 '중속' 충전기 지원 확대가 주목된다. 중속 충전기는 장시간 머무는 것이 아닌 2~3시간 정도의 체류지에 집중 설치해 체류시간과 충전시간을 일치시켜주는 장점이 있다. 급속 충전기 대비 비용 부담이 적은 데다 충전 시장 수익성을 키울 수 있어 기업 참여도 늘릴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까지 정부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20일 관련 업계 및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89만9101대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만 22만1000대가 새롭게 등록되며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이같은 속도가 올해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 테슬라 등이 전기차 모델의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BYD에 이어 지커, 샤오펑 등 중국 완성차 기업들 역시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어서다.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는 올해 상반기 중 100만대를 넘어 연말께는 120만대에 근접할 거란 분석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기 등 인프라 확대 속도는 빠르게 늘어나는 전기차 보급대수를 따라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스마트그리드 협회의 연도별 누적 충전기 구축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구축된 전기차 충전기는 46만9045기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전기차 충전기가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수요가 낮은 완속 충전기가 41만6185대로 압도적으로 많다. 게다가 전기차 보급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충전기 1기당 전기차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충전기 1기 당 최대 10대까지 전기차를 수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아직까지는 국내 전기차 충전기가 충분하지만 전기차 보급 속도가 지난해 매우 빨라져 주차와 충전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점점 흐려지고 인프라 부족 우려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전기차 소비자의 경우 급속과 완속 중 급속 충전기에 대한 수요가 높은데 급속 충전기 설치 대수가 완속 충전기에 비해 적기 때문에 인프라 부족에 대한 체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며 "충전 상황에서 부정적인 경험이 누적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현재 전기차 인프라 확대가 사실상 정부의 보조금에 기대는 형국이라는 점이다. 완성차 기업이나 에너지 기업등이 직접 나서기에는 아직까지는 비용부담이 너무 커 자생할 수 없는 환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경우 부지 임대료, 전력망을 위한 한국전력 불입금 등 부담이 상상 이상으로 많이 든다"라며 "특히 가장 선호도가 높고 회전율이 높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급속 충전기의 경우 속도가 더딘 완속 충전기에 비해 설치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빠른 충전속도를 온전히 소화할 정도로 전기차가 보급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속' 이라는 새로운 충전 표준을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전기차 충전은 매우 빠른 속도(50kW초과)로 충전이 되는 '급속'과 더디게 충전되는(30kW미만) '완속'으로 나뉘어 구분된다.

정부는 30~50kW 구간의 충전기를 별도로 구분한 '중속' 충전기 단위를 신설하기로 했다. 중속 충전기는 2~3시간 체류하는 곳에 집중적으로 설치해 체류시간과 충전시간을 일치시켜 충전 인프라 부족 체감을 낮추고 참여 기업들의 수익성 또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거다.

다만 '중속' 충전기에 대한 지원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보조금 지원 규모가 크지 않다. 올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충전 기반시설 예산에 5457억원을 편성해 급속충전기 4450기(3832억원), 중속충전기 2000기(300억원), 완속충전기 6만5000기(1325억원)의 설치를 지원하기로 했다. 전기차 인프라 부족과 참여 기업의 수익성 강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는 중속 충전기 지원 규모가 가장 작다. 

앞선 관계자는 "올해 본격적인 중속 충전기 설치 이후 회전율, 수익성 등을 따져볼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이지만 급속 충전기 설치 부담이 지나치게 큰 것을 고려하면 중속 충전기 공급을 늘려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라며 "전기차 인프라 부족 체감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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