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기업이 작년 4분기 적자를 낸 가운데 미국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 완공이 몰리는 내년에 공급과잉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2차전지 잠정실적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27년까지 국내 배터리 3사의 미국 신규 생산설비 완공이 집중되는 시기로, 전방 수요 둔화가 지속될 경우 공급과잉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미국 전기차(EV)용 배터리 생산 총 케파는 2025년 200GWh대에서 2027년 400GWh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열린 배터리 회사 IR에서도 이 같은 추세는 확인되고 있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IR 자료를 통해 미국 배터리 생산능력이 작년 22GWh에서 올해 57GWh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북미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작년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IR에서 안민규 상무는 "미국 구매 보조금 폐지 이후 지난 4분기부터 전기차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라며 "주요 OEM의 전동화 전략 조정을 감안할 때 북미 중심의 단기적인 EV향 물량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미 전기차 판매가 급감한 작년 4분기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적자를 냈다. SK온 –4414억원, 삼성SDI –2992억원, LG에너지솔루션 –1220억원 등 총 3사 총 적자규모가 8626억원에 이른다.
이 보고서는 "올해 미국 내 배터리생산 케파는 약 50% 증가할 전망이나, EV용 배터리 수요는 오히려 감소할 것"이라며 "이 경우 증설된 생산능력 대비 가동률 회복이 지연되며 배터리 셀업체의 실적 부진 해소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배터리 회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부진에 대응해 ESS(에너지저장장치)를 키우고 있다. 북미 지역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로 전환하고, ESS 전용 공장을 확대했다. 올해 ESS 신규 수주 목표는 LG에너지솔루션 90GWh, SK온 20GWh 등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북미 ESS 매출을 작년보다 3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026년 이후 미국에서 중국산 ESS에 대한 관세 인상과 금지외국기관 규제 강화가 시행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가격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중국산 제품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관세 인상으로 원가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국내 업체의 반사이익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27년 공급 과잉 목소리가 나오면서 배터리 업체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LG에지솔루션 IR에서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캐팩스를 전년대비 40% 이상 감축하겠다"며 "앞으로 연평균 20~30% 캐팩스 감축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온도 올해 강도 높은 비용 구조 재점검과 운영 효율성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