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gold)는 늘 빛났습니다. 모두들 추앙했죠. 은(silver)는 그런 금이 늘 부러웠어요. 인기와 관심은 언제나 금이 독차지했으니까요.
그래도 은에게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금이 주로 장식용이라면 은은 미래 산업의 핵심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태양광 패널 아시죠? 은은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전기·열 전도체로 태양광 패널의 핵심부품이에요. 또 전기차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고성능 전자기기까지 산업용으로 소비되는게 전체 소비의 50~60% 이상을 차지한대요.
문제는 공급입니다. 금은오랜 세월 전용 광산이 개발됐지만, 은은 열에 일곱여덟은 구리·아연·납 광산에서 부산물로 생산됩니다. 수요가 늘어도 은만 따로 대량 증산하기 어렵다는 의미죠. 최근 1~2년 사이 태양광·전기차·AI 데이터센터 등 전력 사용이 많은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 한계가 오히려 은의 가치를 끌어올렸습니다.

사상 최고치 →급락…변동성 확대
하지만 은의 질주가 계속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달 29일 장중 온스당 12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은 가격은 이튿날 84달러대로 급락했어요.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지난 6일에는 66달러선까지 밀리며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계기가 된 건 이른바 '워시 쇼크' 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케빈 워시를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했는데요. 워시 후보자가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이고 강달러를 지지하는 인물로 알려지면서 금·은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했어요.
중국과 미국 거래소의 잇따른 은 증거금 인상 조치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거래소가 시장 과열이나 재고 불안에 대응해 증거금을 올리면 투자자들은 추가 자금을 내야 합니다. 이를 마련하지 못하면 보유 물량을 팔 수밖에 없고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가격이 폭락할 수 있죠.
하지만 일부에서는 단기간에 은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숨고르기가 필요했다는 말도 나와요. 워시 쇼크와 증거금 인상은 그 계기가 됐을 뿐이라는 거예요.
은 투자, 어떻게 해야할까

은 투자 수단으로는 실물 실버바, 은 ETF(상장지수펀드), 은행 실버뱅킹 상품 등이 있어요. 실버바를 직접 사면 10%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고 보관이나 변색 위험도 감수해야 해요. 다만 세금은 얘기가 달라요. 실버바는 양도소득세가 없지만 금융상품은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은 가격에 연동된 ETF가 비교적 많이 활용되고 있어요. 주식처럼 증권계좌에서 바로 사고팔 수 있어 접근성과 환금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수수료가 연 0.3~0.5%로 비교적 저렴하기도 하고요. 국내 증시에서는 KODEX 은선물(H)이 사실상 유일한 상품인데, 이달 1~10일 7거래일 동안 4118억원이 유입됐다고 해요.
앞으로 은 가격을 두고 시장 분위기는 엇갈리고 있어요. 안전자산이라는 평가가 무색할 만큼 가격 변동이 커져 섣불리 뛰어들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신중론이 나와요. 반대로 지난해 급등한 금에 이어 은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장기 상승에 베팅하는 시각도 있어요.
백성희 하나은행 방배서래골드클럽 PB부장은 "은은 금보다 변동성이 큰 자산인 만큼 단기 급등락에 유의해야 한다"며 "전체 자산의 20% 이내에서 금과 함께 분산·분할 매수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어요. 이어 "산업용 수요 확대라는 점에서 장기적 우상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단기 변동성은 감수해야 한다"고 했죠.
이형기 신한 프리미어 PWM 서초센터 PB팀장은 "개인 포트폴리오에서 금·은과 같은 귀금속 비중은 10% 정도가 적당할 것"이라고 다소 신중한 접근을 권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은은 금보다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고, ETF 등 다양한 파생상품을 통해 글로벌 교환가치를 갖게 돼 향후에도 각광을 받을 것"이라며 "은의 변동성을 이용해 레버리지, 인버스 등 상승과 하락에 과감하게 베팅하는 경향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