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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ELS 과징금 너무 낙관했나…추가충당금 7000억 쌓을 판

  • 2026.02.13(금) 15:13

금감원 과징금 감액, 기관경고 등 수위 경감
KB·신한·하나 '충당금 추가적립'에 이익감소할수
배당·생산적금융 차질...금융위 추가 감경 기대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은행권 과징금을 기존 2조원대에서 1조4000억원대로 낮췄다. 영업정지로 예고됐던 기관제재도 기관경고로 제재 수위를 완화했다. ▷관련기사 :은행 ELS 제재심…영업정지 피했지만, 과징금 1조원대(2월12일)

그러나 이는 은행들이 ELS 과징금 경감을 예상하고 미리 쌓아둔 충당금을 뛰어넘는 규모다. 추가 충당금에 따른 건정성 부담 우려가 제기되는 한편 금융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추가 경감 가능성도 점쳐진다. 

과징금 2조→1.4조로 축소 

13일 금감원에 따르면 전날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ELS 판매은행 5곳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 결과 합산 과징금이 약 1조4000억원 수준으로 결정됐다. 

앞서 예고했던 약 2조원에 달하던 과징금 대비 약 5000억원, 30%가량 줄어든 규모다. 영업정지를 예고했던 기관제재는 기관경고로 1단계 제재 수위를 낮췄다. ELS 판매 임직원에 대한 제재 수위도 당초 정직 수준에서 감봉 등으로 1~2단계 낮췄다. 

앞서 은행들이 전체 피해자의 90%를 대상으로 1조3000억원 규모 자율 배상을 진행하는 등 사후 수습 노력과 생산적 금융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징금 등을 산출하는 부과기준을 15%포인트 하향 조정해 전체적으로 경감 조치가 이뤄졌다"며 "은행의 적극적인 사후수습 노력과 재발방지조치 등 사정을 감안해 제재 범위와 수준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약 1조원에 달했던 KB국민은행의 과징금은 약 8000억원, 3000억원 안팎이었던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각 2000억원대로 과징금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1000억원대 수준인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도 과징금이 15~20%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은행 ELS 과징금 관련 충당금 규모/그래픽=비즈워치

충당금 더 쌓아야…"건전성·생산적금융 부담"

문제는 과징금 규모가 은행들이 ELS 제재심 결과를 예상하고 미리 쌓아둔 충당금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연말 기준 ELS 과징금 대비 충당금을 2633억원 반영했다. 8000억대 과징금과 비교하면 50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셈이다. 

신한은행은 1527억원, 하나은행은 92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3000억원 안팎의 과징금이 2000억원대로 낮아졌지만 적게는 700억원에서 많게는 1400억원 넘게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일시적 비용(영업외비용)으로 반영돼 1분기 당기순이익이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 단위로 급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바젤 규정에 따라 위험가중자산(RWA)이 큰폭으로 늘어나 은행의 핵심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은행들이 밸류업 기준으로 CET1 13%~13.5% 초과 자본을 활용하는 만큼 비율이 줄어들 경우 배당과 생산적금융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적은 금액이 아니어서 작년 쌓았던 충당금 대비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위험가중자산 등에도 반영돼 건전성 관리 비용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전성 비율이 낮아질 경우 자금 융통 가능성이 낮아지는 만큼 생산적 금융 측면에서도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서 추가 감경 기대

은행권은 과징금을 최종 확정할 금융위 심의에서 감경 폭이 더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감원 제재심 이후 금융위에서 제재 수위가 더 낮아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보다 금융위의 경감 재량이 더 크기 때문에 차후 금융위 증선위, 정례회의 의결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감경 수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위는 지난해 말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사전예방과 사후 피해 회복 노력을 과징금 감경 사유에 추가했다. 적극적인 피해 배상이나 재발 방지 대책을 충실히 마련하는 노력이 인정될 경우 금융위는 기본 과징금의 50% 이내에서 과징금 감액이 가능하다. 또한 과징금 결정 시 부당이득의 10배 초과분에 대해서도 감액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 과징금이 결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금융위 증선위 등에서 소명 기회를 통해 추가 경감될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ELS 과징금과 제재는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와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증선위는 오는 25일 해당 안건을 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12일 은행장 간담회 자리에서 "ELS 사태를 포함한 고위험 투자 상품의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과 불완전판매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은행권은 무엇보다 먼저 상품 설계, 심사 및 판매 모든 과정을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새롭게 정비하고, 소비자보호에 중점을 둔 KPI체계를 마련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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