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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위법'…대미 투자 속도조절 할까

  • 2026.02.21(토) 11:26

美 연방대법원, 광범위 관세 '위법' 판결
부담 컸던 대미 투자…속도 늦출 '여력' 확보
인센티브 협상 우위 전망…트럼프 의지는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강력한 무기로 삼았던 광범위한 관세 부과에 대해 미국 연방 대법원이 위법 판결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미 투자 전략 수정 가능성이 커졌다. 관세 압박이 느슨해지면 대미 투자 속도를 조절할 여력이 확보될 수 있어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법적 기반을 찾아 관세 부과를 지속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즉각 속도조절에 나서기보다는 상황을 관망하며 추이를 지켜보는 신중한 접근방식을 당분간 유지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20일(현지시각) 미국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이 대통령에게 없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경제 및 안보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펼쳐왔던 관세부과라는 카드가 위법하다는 결론이다. 

대미투자 속도조절 '여력' 생기나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관세 부과에 나서자 북미 지역을 핵심 거점으로 하는 국내 기업들은 연이어 대미 투자 카드를 꺼냈다. 현대자동차는 미국에 210억달러의 신규 투자 계획을 내놨고 한화는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170억달러였던 대미 투자 규모를 370억달러로 확대하기도 했다. 이후 진행된 관세 협상을 통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미국 시장 투자 및 협력 규모는 1500억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북미 지역의 중요도 등을 고려하면 관세만을 위한 투자는 아니었다. 핵심은 속도였다. 관세부과로 인한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인 만큼 투자계획을 다소 무리해 앞당기더라도 관세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가 강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기획재정부 연간 해외직접투자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세계 모든 국가에 투자한 금액 규모는 2024년 639억 달러로 집계됐다. 해외직접투자 금액 통계가 한해 집행금액 뿐만 아니라 다년간 이뤄지는 집행액도 포함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미국에 투자를 약속한 금액이 모든 기업이 전세계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을 아득하게 뛰어넘는다. 그만큼 우리 기업들이 막대한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무리하게 투자를 앞당겼다는 의미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관세 부과 위법 판결로 인해 대미 투자 속도 가속 페달을 밟은 이유가 희미해졌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가 제동이 걸릴 경우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가 한미FTA 체제를 기반으로 관세가 복원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다. 이 경우 자동차, 가전제품, 배터리 등 북미 시장을 핵심 거점으로 하는 제품들의 관세가 크게 줄어 관세부과로 인한 부담이 현저히 적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미 투자 속도 조절의 여력이 생겼다는 얘기다.

속도조절 속 경계감 여전한 이유

관세 부과가 위법 판결이 났어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미 투자는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시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알짜 시장이어서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의 약 17.32%인 1229억달러가 대미수출이었다.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수출한 국가였다. 트럼프의 관세 압박이 없었더라도 대미투자는 지속해야 하는 이유다. 

관건은 앞으로의 행보다. 그간에는 관세 압박으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끌려갔다면 앞으로는 주도권을 우리나라 기업들이 가져올 기반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관세를 차치하고서라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미 투자로 인한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인 효과를 바라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 기업들은 미국 투자설비의 증설 타이밍을 조절하거나 미국 내 생산 물량 확대 방침을 줄이는 방식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대미 투자의 가장 큰 이점이었던 보조금 확대 등 인센티브 확대를 압박할 여지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임에도 을의 입장이었던 것이 갑의 입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등 다른 법리적 검토 혹은 새로운 법률 제정을 통해 관세부과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라는 점은 염두에 둬야한다는 분석도 있다. 관세라는 무기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섣부른 투자계획 변경은 독이 될 가능성이 남아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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