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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vs카카오]⑥K-웹툰, 시작은 미약했다

  • 2021.08.07(토) 08:30

2000년 초반 다음·네이버 나란히 시작
초기엔 클릭 늘리려 만든 볼거리 용도
해외진출로 성장 궤도, 계열재편 나서

22년전 자본금 5억원으로 시작한 네이버는 현재 시가총액 70조원의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옛 다음커뮤니케이션(카카오)은 생활 밀착형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모바일 강자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국 인터넷 산업의 역사'이자 양대산맥 네이버·카카오가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동반 성장한 과정을 살펴본다. [편집자]

'스위트홈', '승리호', '유미의 세포들'…

원작을 바탕으로 드라마와 영화로 재탄생하여 '대박'을 친 작품들이다. 손가락으로 스크롤을 스윽 내리면 로맨스를 비롯해 스릴러와 공상과학(SF) 등 다양한 장르의 각종 흥미로운 스토리가 펼쳐지는 '이야기 보물창고' 웹툰. 세계에서도 K-웹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많이 알려졌듯 '한국형 만화 서비스' 웹툰은 네이버와 옛 다음에서 태동했다. 웹툰은 서비스 초반에 엄청난 클릭수에 비해 뚜렷한 돈벌이가 되지 못했다.

최근 들어 웹툰 콘텐츠로 벌어들이는 금액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제서야 존재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있다. 웹툰이 네이버와 카카오의 대표 수익 모델로 자리잡기까지 과정을 살펴보면 그 자체에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담겨 있다.

'공짜' K-웹툰, 론칭 10년에도 매출은 200억대

네이버와 다음은 웹툰 서비스를 언제 시작했을까. 네이버가 '네이버웹툰'을 선보인 것인 2004년 6월이다. 다음은 '만화속세상'이란 이름으로 이보다 1년 빠른 2003년 2월에 출발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 전에 내놓은 것이다. 

물론 네이버와 다음이 웹툰의 원조는 아니다. 1990년대 말 출판 만화 시장이 급속하게 쇠락하면서 아마추어 작가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하나둘씩 올린 것이 웹툰의 기원이다. 다만 웹툰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으면서 본격적인 산업으로 성장한 데에는 포털의 지대한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비스 초창기만 해도 포털의 웹툰은 여러모로 미약했다. 네이버웹툰팀의 인력은 불과 5명이 채 안 됐다. 예산이 부족해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당시 네이버 부장)가 '도전 만화가' 상금을 마련하는 데 사비를 털기도 했다.

수입도 그다지 눈길을 끌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물론 웹툰의 광고 매출 기여도는 적지 않았다. 포털이 웹툰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페이지 상·하단에 광고를 붙이는 사업을 했기 때문이다. 웹툰 페이지뷰 수가 많으면 광고 단가도 올라가는 식이다. 

다만 지금도 그렇고 대부분의 웹툰이 무료로 서비스되다 보니 직접적으로 발생한 매출은 많지 않았다. 이로 인해 포털은 한동안 웹툰 서비스의 구체적인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다 카카오가 옛 다음과 합병해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2015년에 매출 규모를 가늠할 성적표가 나오기 시작한다. 당시 다음웹툰과 카카오페이지 콘텐츠 실적을 포함한 매출은 258억원이다. 여기에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판매액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웹툰 자체의 매출 규모는 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가 공개한 첫 웹툰 매출도 눈에 띌만한 수준이 아니다. 네이버는 2017년 웹툰 사업을 떼어내고 네이버웹툰이란 법인을 세웠는데 이때 공개된 관련 매출은 341억원이다. 네이버와 다음이 2000년 초반 각각 웹툰을 선보인 이후 10여년의 시간이 흘렀으나, 이들 웹툰의 연매출 규모는 200억~300억원 수준에 그친 셈이다.

만화 본고장에 깃발 꽂기…일본서 폭발적 성장  

웹툰 사업이 탄력을 받은 것은 포털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부터다. 통합법인 카카오는 2016년 4월 카카오재팬(일본법인) 산하에 웹툰앱 '픽코마'를 만들어 일본 시장을 공략했다. 국내에서 야심차게 시작한 카카오페이지 사업이 정작 직원 절반을 구조조정할 정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자 해외에서 기회를 찾은 것이다.

이에 힘입어 카카오의 웹툰 매출은 일본 시장 진출 첫해인 2016년 853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무려 5280억원으로 성장했다. 5년간 6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여기서 픽코마가 차지한 매출은 절반 가량인 2283억원에 달한다.

네이버웹툰도 2017년 분사 후 본격적인 해외 사업에 나선다. 이미 네이버는 2014년에 '라인 웹툰'을 만들고 글로벌 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라인 메신저가 대세로 자리잡으며 '라인망가' 콘텐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이에 네이버는 글로벌 웹툰 관련 사업을 재정비한다. 한국 법인 밑에 미국, 중국 등에 산재된 웹툰 법인을 포섭하는 대열을 갖춘다. 특히 2018년 800억원가량을 투입해 라인이 지배하고 있던 일본 웹툰 사업 지분 30%를 끌어온 게 매출 확장 포인트가 됐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네이버웹툰의 매출도 급격히 성장한다. 현재 네이버는 콘텐츠 매출(웹툰+뮤직+V라이브 등)에 웹툰의 실적을 반영한다. 지난해 콘텐츠 매출은 4602억원에 달한다. 이 중에서 웹툰의 비중이 가장 크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웹툰의 종주국인 한국이 만화(망가)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과실을 수확한 건 어찌보면 아니러니 하다. 이는 일본인이 여가생활 중 만화에 쓰는 비용이 압도적인 탓이다. 일본 만화 시장은 2019년 기준 45억6900만달러로 미국(11억6000만달러), 중국(9억7700만달러)을 넘어선 세계 최대 규모다. 

한국 웹툰의 기술적인 이점도 한몫했다. 국내서 웹툰이 꽃피우던 2010년은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던 때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열심이던 당시, 포털은 웹툰을 세로 스크롤로 내려볼 수 있도록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선제적으로 개발·적용했다.

네이버, '만성적자' 웹툰 지배구조 전면 수정

놀랍게도 20년 이상 웹툰 사업에 발을 담가온 네이버는 웹툰으로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웹툰 플랫폼 글로벌 점유율은 세계 1위이지만, 이 명성에 견주면 작년 기준 2000억원 수준의 매출 기록은 초라하기만 하다. 

네이버 웹툰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국내 도전 만화와 같이 글로벌 아마추어 작가 발굴 플랫폼 '캔버스'를 운영하면서 현지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직접 발굴·육성하다보니 해외 투자비가 막대한 탓이다. 

기본적으로 카카오와는 해외 사업 방식이 다르다. 카카오는 국내에서 인기를 끈 1%의 웹툰을 일본에 그대로 공급하고 나머지는 일본 망가를 번역해 업로드하는 형식으로 픽코마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가 웹툰 사업 지배구조를 뜯어고친 이유도 수익성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네이버를 최상위 지배기업으로 두고 하위에 미국·중국 법인을, 미국 법인의 피지배기업으로 한국·일본 법인을 두는 방식으로 웹툰 사업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이 모든 작업은 일본 웹툰 법인을 라인이 아닌 네이버가 직접적으로 지배하고 소유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일본 법인은 미국, 중국, 홍콩 등 글로벌 법인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곳이다. 소유 지분이 확대되면 네이버 웹툰 사업도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된다. 

관계회사가 아닌 종속회사로 지근거리에서 지배하게 되면서 경영도 수월해졌다. 라인의 라인망가 지배력(지분율 70%) 압도적이던 지배구조 개편 전까지는 네이버가 라인망가에서 장편 웹툰 연재 사업을 진행하기에 힘에 부쳤다. 작년부터 네이버는 라인망가에서 수익성 높은 장편 연재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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