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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만 힘 못 쓰는 '국산 바이오시밀러'

  • 2021.09.16(목) 17:00

삼바에피스‧셀트리온, 해외선 '쑥쑥' 국내선 '미미'
미국 바이오시밀러 처방 독려 정책 등 지원 필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한 '바이오시밀러'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너도나도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해외 시장과 달리 국내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최대 강점인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기 어려워서다. 업계에서는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내수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미국처럼 바이오시밀러 처방 독려 등 정책적인 지원이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는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한 의약품이다. 합성의약품의 경우 동일 성분을 화학적으로 합성하기 때문에 '복제의약품'(제네릭)으로 불린다. 그러나 '바이오시밀러'는 살아있는 세포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완전히 동일하게 복제되지 않는다. 이에 유사하다는 의미에서 '시밀러'(similar)로 부른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따라서 임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임상 2상을 생략할 수 있다. 덕분에 제품의 가격도 약 50~70% 저렴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약가제도 문제로 시장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매출 규모는 미미한 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현재 국내외에서 허가받은 바이오시밀러는 총 6개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3종 '아달로체'(오리지널: 휴미라), '에톨로체'(오리지널: 엔브렐), '레마로체'(오리지널: 레미케이드)와 항암제 2종 '삼페넷'(오리지널: 허셉틴), '온베브지주'(오리지널: 아바스틴) 등이다. 황반병성 치료제 '바이우비즈'(오리지널: 루센티스)는 지난달 유럽에서 첫 허가를 획득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는 유럽에서 가장 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유럽에서만 60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럽을 제외한 미국과 국내 등에서는 1728억원이었다. 국내에서는 4개 제품을 출시했다. '에톨로체'와 '레마로체를 각각 지난 2015년 12월과 2016년 7월에 출시했다. 아달로체는 지난 3월, 온베브비주는 이달 초에 각각 유한양행, 보령제약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출시에 나섰다. 

에톨로체와 레마로체는 국내에 출시한 지 5년여 가 됐다. 그러나 의약품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두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합계 매출은 73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사실상 유럽을 제외한 국가의 매출 1728억원에서 대부분이 미국, 캐나다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셀트리온도 마찬가지다. 셀트리온의 대표 제품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오리지널: 레미케이드),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오리지널: 리툭산),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오리지널: 허셉틴), 램시마SC(피하주사제형) 등 4개다. 이들 제품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1조6010억원에 달했다. 반면 국내 매출은 434억원에 그쳤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바이오시밀러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해외에서는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20~30% 가량 저렴하다. 반면 국내는 가격 차이가 5~6%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

글로벌 제약사 암젠이 최근 발표한 '2021년 미국시장 바이오시밀러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자사가 출시한 바이오시밀러 '애브솔라'(Avsola)의 유통가격은 지난해 7월 출시 당시 얀센의 오리지널 의약품 '레미케이드'보다 57% 낮았다. 반면 지난달 기준 국내 '레미케이드'의 약가는 37만3788원,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35만2787원이었다. 불과 5.6%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시장 규모가 크다보니 국내 다수 기업들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었다. 종근당은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네스벨'에 이어 두 번째로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CKD-701'를 개발, 지난 7월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동아에스티는 미국과 유럽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DMB-3115'에 대한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도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알테오젠, 삼천당제약 등도 개발에 한창이다.

이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국내보다 유럽과 미국, 일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외 다수 국가들이 바이오시밀러 우대 정책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일본의 경우 국내와 같이 약가정책을 펼치고 있어 건강보험 재정 절감 차원에서 '바이오시밀러' 처방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고 의료보험 처방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조만간 법안이 마련되면 미국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 "미국 시장 열린다"…'국산 바이오시밀러' 기회 될까(9월 14일)

이에 업계에서는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국내 시장에서도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 바이오시밀러들이 맹활약하고 있지만 정작 내수 시장에서는 외면받고 있다"며 "내수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독려하는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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