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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2인자 권영수, 배터리 직접 챙긴다

  • 2021.10.25(월) 17:10

LG에너지솔루션 CEO 선임…'리콜·상장' 대응
공석된 그룹 COO 자리…연말 인사에 촉각

LG그룹의 명실상부한 2인자 권영수 ㈜LG 부회장이 배터리 계열사 LG에너지솔루션의 최고경영자(CEO)를 맡는다. 연말 있을 정기인사에 앞서 이뤄진 '원 포인트' 인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주사의 손자회사(LG화학 자회사) 격이다. 하지만 2차전지가 그룹이 차세대 주력으로 키우는 사업인데다, 최근 제네럴모터스(GM) 배터리 리콜(자발적 회수조치)과 상장 등 중대 이슈를 앞두고 급히 '거물 소방수'가 투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 내정된 권영수 ㈜LG 부회장/사진=LG 제공, 그래픽=비즈니스워치

'CEO 권영수' 6년만에 배터리 컴백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이사회에서 권영수 ㈜LG 부회장을 새 CEO로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내달 1일 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임시주총에서 등기이사 선임안 승인과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 부회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대표이사였던 김종현 사장은 최근 리콜 문제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용퇴해 고문으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작년 분사(물적분할)하기 전인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시절부터 배터리 사업을 책임져 왔다.

이번 인사는 통상 연말 이뤄지는 그룹 정기인사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단행됐다. 그만큼 그룹도 LG에너지솔루션의 현재 상황을 위급하게 진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차원에서도 중요한 사업이고, 또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 GM, 스텔란티스 등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과 4개의 연이은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공장 설립 계약을 맺었다. 또 누적 200조원 규모의 수주물량을 순조롭게 공급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러나 리콜 사태로 제품 신뢰성에 금이 갔고, 이 탓에 손실이 발생해 연내로 계획했던 증시 상장도 차질을 빚어왔다. ▷관련기사: LG엔솔, 리콜 충당금 7110억 쌓고 'IPO 재시동'(10월12일)

LG에너지솔루션 이사회는 "새로운 CEO가 구성원들의 구심점이 돼 글로벌 최고 수준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하는 동시에, 고객과 시장에 신뢰를 주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새로운 리더십으로 권영수 부회장을 선임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과거 LG의 배터리 사업을 일군 주역이기도 하다. 2012년부터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아 아우디, 다임러 등 글로벌 유수의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를 따냈다. 취임 2년만에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는 10여개에서 20여개로 확대됐다는 게 회사측 전언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구광모 2기 LG 새 진용 '신호탄'

권 부회장은 2018년 6월 구광모 ㈜LG 대표이사(회장) 중심 경영체제가 출범하면서 그 해 7월부터 지주회사 COO(최고운영책임자, 대표이사)로 구 회장을 보좌해온 인물이다. 1979년 LG전자 기획실로 입사해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 이후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계열사 CEO도 여러차례 역임했다. ▷관련기사: [CEO&]권영수 LG 부회장, 주목받는 이유(2020년 3월12일)

이미 계열사 CEO 자리를 두루 거치고 그룹 2인자 역할을 하던 권 부회장이 다시 계열사로 복귀한 것도 의미심장하다는 관측이다. 스타십이 강한 권 부회장의 스타일에 어울리는 역할이라 가능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구광모 체제 2기의 새 진용이 꾸려질 인사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그는 현재 지주회사 상근 대표이사면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화학 등 주력 계열사에서도 기타비상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을 겸직해 그룹-계열사 간 업무를 조율해왔다. 이번 인사로 공석이 된 그룹 COO 자리와 각 계열사 이사회 조율 역할은 누가 맡을지 연말 인사에도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LG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경영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구광모 대표의 의지와 믿음이 담긴 것"이라며 "그룹의 핵심사업인 배터리 사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선도 사업자로서 중국 등 경쟁기업과 격차를 벌리며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해 나가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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