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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회장, '배당 약속' 못 지켰다

  • 2022.02.07(월) 07:55

배당성향 30% 약속했지만
작년 배당성향 19% 머물러

포스코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배당성향을 30% 유지하겠다"는 중기배당정책을 실행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올해 초 주주서한을 통해 "2022년까지 연결 배당성향 30%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최정우 새해 '배당약속' 어디로?

지난달 28일 포스코는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5000원을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결산 배당금은 약 3781억원. 지난해 실시된 중간 배당 9075억원(주당 1만2000원)과 더하면 작년 한해 총 1조2856억원을 배당한 것이다.

포스코가 대규모 배당에 나섰지만 일부 주주들 사이에선 불만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스코가 배당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다. 

포스코의 주주환원정책을 보면, 2020~2022년에 연결배당성향 30%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의 배당성향은 연결지배지분순이익 가운데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뜻한다. 한해 영업으로 번 돈의 30% 가량을 주주와 나누겠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2020년에는 '배당 약속'을 지켰다. 당시 포스코의 연결지배지분순이익은 1조6021억원 중 6203억원을 배당했다. 연결배당성향이 38.7%에 달한 것이다.

하지만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작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포스코가 중기배당정책을 지키기 위해선 연결지배지분순이익(6조6170억원)의 30%인 1조9851억원을 배당해야한다. 하지만 지난해 중간·결산 배당을 포함한 총 배당금은 1조2856억원이다. 연결배당성향이 19%에 머무를 것으로 계산된다.

특히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1월5일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2022년까지 연결배당성향 30% 수준을 유지할 것이고, 그 이후 기업가치 증대를 고려해 최소 1만원 이상 배당할 계획"이라고 다시 배당 카드를 꺼냈다.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달래기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최 회장의 '배당 약속'은 한달만에 깨졌다.

결산배당이 오는 3월1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확정되는 만큼 포스코가 배당 약속을 지키기 어려워진 셈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명의의 주주서한. /자료=포스코

예상치 못한 '사상 최대 실적' 

일각에선 지난해 포스코가 예상밖의 실적을 내면서 배당성향 30% 약속을 지킬수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포스코의 연결 영업이익은 9조2380억원으로 전년대비 284.4% 증가했다. 매출은 32.1% 늘어난 76조3320억원을 기록했다. 경기 회복에 따른 철강 수요 급증으로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배당금액만 보면 증가하는 추세다. 배당금 총액은 2017년 6399억원, 2018년 8000억원, 2019년 8011억원, 2020년 6202억원 수준이었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1조2856억원은 역대급이란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배당금 총액은 사상 최대치"라고 설명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포스코의 실적이 워낙 좋았는데 이에 배당성향 30%를 맞추려면 지속적으로 배당하기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배당금의 증가,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노력 등을 고려하면 긍정적으로 평가해도 되지 않을까 한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유례없는 흑자였는데 배당성향을 맞추기 위해 배당금만 높이는 것보단 투자 등 다른 분야에도 재원을 활용하는 게 낫지 않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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