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게임사들이 '지식재산권(IP)'이나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올 3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업계 '맏형격'인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IP 경쟁력을 앞세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반면, 넷마블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른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은 한창 잘 나가던 때에 비해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게임사들은 연말부터 신작을 줄줄이 내놓으면서 실적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일부는 PC·모바일은 물론 콘솔 등 멀티 플랫폼 신작으로 북미·유럽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3분기 넥슨·엔씨만 웃었다
1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올 3분기 975억엔(약 9426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15억엔(약 3049억원)으로 역대 3분기 기준 최대를 달성했다. 지난 3월과 8월에 각각 내놓은 신작 '던파 모바일'과 '히트2'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탄탄한 인지도를 갖춘 IP 덕에 올 3분기 기대 이상의 재무 성과를 거뒀다. 3분기 매출은 60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고 영업이익은 1444억원으로 50% 증가했다. 이 같은 성적은 증권사 전망치를 웃도는 결과다. '리니지W'와 '길드워2' 등 자체 보유 IP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했기 때문이다.
반면 넷마블은 신작 출시 지연 등으로 3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3분기 매출은 69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지만 3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출시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데다 지급 수수료·인건비·마케팅비 등 영업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성장세 주춤
'2K'(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도 주춤했다. 두 회사는 각각 '오딘:발할라라이징'과 '배틀그라운드' 흥행에 힘입어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자리를 위협하는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성장세가 둔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운영 논란이 이용자 이탈로 이어지며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오딘'의 대만 출시 효과가 사라지며 역성장했다.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매출은 30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4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증가했다.
크래프톤은 주력 시장 중 하나인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서비스가 중단되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3분기 크래프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433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4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어들었다. 특히 지급 수수료, 주식 보상 비용 등 영업비용이 크게 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신작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게임업계는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줄줄이 신작을 출시하며 실적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기존 주력 플랫폼인 PC·모바일은 물론 콘솔로 영역을 확장하며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먼저 크래프톤이 내달 '칼리스토 프로토콜'(TCP)을 앞세워 글로벌 게임 시장을 노린다. TCP는 블록버스터 서바이벌 호러 프랜차이즈 '데드 스페이스'의 제작자 글렌 스코필드가 제작을 맡은 서바이벌 호러 게임이다. 오는 12월 2일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넥슨은 내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퍼스트 디센던트' 등 신작을 멀티 플랫폼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PC와 모바일, 콘솔을 아우르는 플크로스플랫폼으로 출시하는 '카트라이드: 드리프트'는 내년 1월 12일 프리 시즌 글로벌 동시 오픈을 앞두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상반기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한 PC·콘솔 MMORPG 신작 'TL'(Throne and Liberty)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내년 퍼즐, 수집형RPG, 난투형 대전액션 등 다양한 신작도 준비 중이다.
넷마블도 신작 출시를 통해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올해 4분기 '샬롯의 테이블', '킹 오브 파이터 아레나' 등을 출시할 예정이며, 내년 중 '나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아스달 연대기', '하이퍼스쿼드' 등 신작을 줄줄이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