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코로나19 특수로 호황을 누리면서 능력 있는 개발자 영입 경쟁을 펼쳤다. 이는 곧 연봉 인상 도미노로 확산됐다.
올해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면서 게임사들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특히 늘어난 인건비 부담에 수익성이 낮아졌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게임업계에 따르면 주요 상장 게임사 7곳(엔씨소프트·넷마블·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컴투스·위메이드·펄어비스)의 올해 3분기 기준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약 7700만원으로 2년 전 평균 약 5100만원 보다 49% 급증했다.
이는 개발자 수급 불균형과 인재 경영을 앞세운 게임사들 경영방침에 따라 앞다퉈 연봉 인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넥슨이 연봉을 인상하자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컴투스 등 다수 게임사도 일제히 연봉을 올렸다.
인원도 크게 늘었다. 올 3분기 기준 주요 게임사 7곳의 총직원 수는 1만449명으로 전년 동기(9517명) 대비 10% 늘었다. 대규모 인재 영입이 이뤄지기 전인 2020년과 비교하면 32% 증가했다.
인재 영입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건비 부담도 커졌다. 이들 게임사의 올해 3분기 총인건비는 2년 전보다 50%가량 급증했다.
인재 영입은 미래투자이기도 하지만 당장은 실적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게임 이용 시간이 줄면서 실적 부진에 빠진 게임사가 입장에선 부담이다.
3분기 실적에도 인건비 부담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넷마블은 인건비 상승에 신작 출시 지연까지 겹치면서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줄어들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위메이드는 영업손실 2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최근 게임사들은 신규 채용을 예년대비 줄이고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효율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더불어 게임사들은 신작 출시와 해외 시장 진출 등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기존 주력 플랫폼인 PC·모바일뿐 아니라 콘솔 게임으로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내달 '칼리스토 프로토콜'(TCP)을 앞세워 글로벌 게임 시장을 노린다. 넷마블은 올해 4분기부터 내년까지 다양한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도 내년 상반기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한 PC·콘솔 MMORPG 신작 'TL'(Throne and Liberty)을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