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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도 느끼는 '장벽'···장애인 게임접근성 높인다

  • 2023.01.04(수) 11:18

콘진원, 장애인 접근성 연구 진행·예산 편성
"열악한 제작환경 고려해 단계적 적용" 의견도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이달 중 장애인의 배리어프리(barrier free·장벽 없애기) 보고서를 낸다. 배리어프리는 사회적 약자가 물리적·심리적·문화적 장벽 없이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취지에서다. 올해 콘진원 예산에도 장애인 게임 이용 관련 예산이 포함돼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콘진원은 오는 27일까지 '장애인 게임 접근성 제고 방안 기초 연구'를 발표할 계획이다. 장애인 게임 이용 사례를 분석해 정책 입안 자료로 삼기 위해 진행 중인 연구다. 대한장애인e스포츠연맹이 위탁 용역을 맡았다.

콘진원 관계자는 "설문조사, 심층 인터뷰 등이 연구에 포함될 예정"이라며 "장애인 게임 접근성에 대한 기초자료 수집하고 이에 따른 결과를 내겠다"고 했다.

올해 콘진원 예산에는 장애인 대상 사업이 포함됐다. 콘진원은 '전국장애학생e페스티벌' 예산으로 2억2500만원을 책정했다. 페스티벌은 전국 특수학교 장애학생과 지도교사,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열린다. 장애인 e스포츠 대회 예산 5억원도 확보했다.

게임업계도 장애인 접근성 확대에 고심 중이다. 

넥슨은 2020년 4월부터 '던전앤파이터'에 색약모드를 지원하고 있다. 녹색약·적색약·청황색약 모드를 통해 색약자가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넷마블도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블래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에 색약모드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8일에 출시한 PC게임인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에도 색약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보완대체 의사소통(AAC) 사업을 하고 있다. AAC는 언어 표현이나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대체할 방법을 제공하는 걸 의미한다. 2012년부터 AAC 기능 지원을 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지적 장애아동과 의사소통 장애 아동을 위한 게임인 '인지니'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색약모드 지원을 뛰어넘는 세부적인 방안이 나와야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권성진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실장은 "게임을 조작할 때 쓰는 마우스나 키보드를 대체할 수 있는 기기가 지원돼야 한다"며 "버튼이 더 큰 조작 기기 등을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게임 내 메뉴를 선택하는 단축키를 비롯한 입력 방식의 기준이 정립돼있지 않은 상태"라며 "게임마다 통일된 접근성 방안이 적용되면 장애인이 느끼는 '게임 장벽'이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중소 게임사의 제작 환경을 고려해 매출 규모가 큰 게임사부터 우선 적용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과 같이 주류 콘텐츠로 자리 잡은 분야는 장애인 접근성과 관련한 장치가 잘 발달했지만 게임은 이제 막 다양한 계층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단계"라며 "게임 접근성과 관련된 현실성 있는 제도가 우선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 게임 산업 규모가 20조원을 넘었지만 그 이면에는 제작 환경이 열악한 중소 게임사의 고충도 있다"며 "규모가 큰 게임사부터 배리어프리를 시작한 뒤 단계적으로 게임 산업에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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